부산항 ‘코로나 정체’로 연관 산업 ‘휘청’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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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항만 적체로 하역과 화물고정(라싱) 등 부대작업을 마치고 선박이 출항하기까지 시간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라싱 작업 모습. 부산항만공사 제공 최근 항만 적체로 하역과 화물고정(라싱) 등 부대작업을 마치고 선박이 출항하기까지 시간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라싱 작업 모습. 부산항만공사 제공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최악의 항만 적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항의 항만연관산업도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12일 (사)부산항만산업협회에 따르면 전대미문의 항만 체증으로 최근 하역 생산성이 크게 떨어져 선박이 하역·부대작업을 마치고 출항하는 시간이 짧게는 15~20시간, 길게는 25~30시간 지연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물고정(라싱) 업체와 줄잡이 업체 등이 작업시간 연장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적자 경영에 시달린다는 호소가 나왔다.

체증으로 하역 생산성 크게 하락

화물고정·줄잡이 등 관련 업체

비용 증가로 적자 경영 시달려

항만당국 적절한 관심·지원 필요

김동일 (사)부산항만산업협회 상무는 “예전에는 부산항에서 시간당 평균 23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면, 지금은 이보다 적은 15개 정도만 처리할 정도로 하역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라싱 업체들은 선사로부터 컨테이너 개수당 비용을 지급받는 반면, 업체들은 근로자들에게 시급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적자 경영으로 인한 줄도산의 위기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유럽 항만의 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선사들이 고운임의 중국 화물을 우선 선적하는 바람에 국내 기업들은 수출화물을 실을 선박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일부 선박은 아예 부산항을 기항하지 않고 건너뛰는 사례도 생기면서 부산항 장치장에는 수출화물이 쌓이는 등 심각한 포화상태를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원활한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평소보다 많은 인력이 항만 작업에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줄잡이업체를 운영 중인 한 대표는 “작업시간을 줄이기 위해 줄잡이에도 예전보다 인력을 많이 투입해 달라는 게 컨테이너 터미널 측의 요청이다”며 “안 그래도 영세한 사업인데 사람을 한두 명 더 투입하는 인건비가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항만연관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려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만기 (사)부산항만산업협회 회장은 “컨테이너 수리업의 경우 요율이 낮은 상태에서 최근 물량이 폭주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줄잡이업의 경우 부산항을 건너뛰는 선박이 늘면서 작업 척수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 중에서도 화물고정업의 비용 증가가 전체 사업체를 다 합치면 월 10억 원가량으로, 적자로 인한 줄도산이 우려되는 만큼 항만당국에서 적절한 지원을 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가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항만 분야에 지원한 실적을 보면, 올 8월 말 기준 총 233억 원의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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