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추석 앞 슈퍼 태풍 '찬투', 철저한 대비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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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찬투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제12호 태풍 ‘오마이스’로 파손된 부산 금정구 산성로의 아스팔트 도로 복구 장면. 정종회 기자 jjh@ 제14호 태풍 찬투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제12호 태풍 ‘오마이스’로 파손된 부산 금정구 산성로의 아스팔트 도로 복구 장면. 정종회 기자 jjh@

중국 상하이 인근 해상에 정체된 제14호 태풍 ‘찬투’가 추석 연휴를 앞둔 16~18일 국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와 매우 염려스럽다. 기상청은 “슈퍼 태풍 찬투가 한반도에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15일 이후 제주를 비롯한 우리나라 남부지방은 태풍의 영향권에 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한반도 상공에 찬 공기가 머문 상태에서 태풍이 많은 양의 수증기를 밀어 올릴 경우, 우리나라에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호우 위험성까지 높다는 관측이다. 12호 태풍 ‘오마이스’에 이어 올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두 번째 태풍인 찬투로 인해 이미 중국 상하이 푸동과 홍차오 공항 항공편이 결항됐다.


남부지방에 많은 비·강풍 예상

최고 수준 비상대응체제 가동을


태풍 찬투는 태풍의 북서쪽에 형성된 고기압에 의해 3일간 상하이 부근에 정체하면서 지표 마찰 효과와 해수면 온도 감소가 더해지면서 강도는 잠시 약화할 수 있지만, 한반도로 이동하면서 다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는 기상청 예보다. 기상청은 “태풍 진로와 세기 변동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라고 하니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무엇보다 오마이스에 비해 더 많은 강수·강풍이 예상되는 슈퍼 태풍 찬투로 인해 추석 연휴를 맞아 민족대이동을 하게 되는 귀성객의 안전이 우려된다. 특히, 오랜 비로 가뜩이나 채소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수확을 눈앞에 둔 농작물과 농업시설물, 양식장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부산은 지난해 7월 동구 초량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이곳에 갇혔던 차량에서 시민 3명이 숨지는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발생했다. 또, 장맛비에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천이 두 차례 범람해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이들 참사는 호우경보가 발효된 상태에서 지하차도 통제 시스템도, 배수펌프도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등 허술한 재난대비로 인한 인재로 밝혀졌다. 또한, 지난해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의 내습으로 인한 강력한 태풍과 높은 파도로 고리원전 3·4호기와 신고리원전 1·2호기, 경주 월성원전 2·3호기가 가동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자연재해에 대한 조그만 실수와 안일함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단의 경각심이 필요하다.

찬투는 현재로선 제주도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진로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위력이 약해진다 해도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고 있어 마린시티 등 해안 초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부산에서는 각별한 신경을 쏟아야 한다. 부산시 등 지자체는 소방, 경찰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침수나 축대 붕괴, 산사태 등 재난 발생 시 신속한 대응과 구호 조치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한다. 재해에는 설마가 통하지 않는다. 늑장 대응과 미흡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오지 않도록 최고 수준의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 태풍 대비는 아무리 만전을 기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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