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버려지던 굴 껍데기 제철 부원료로 쓴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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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경남 통영시 용남면의 한 굴 패각 처리업체 야적장에 미처리된 굴 패각(껍데기)가 모래성처럼 쌓여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사진은 경남 통영시 용남면의 한 굴 패각 처리업체 야적장에 미처리된 굴 패각(껍데기)가 모래성처럼 쌓여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국내 철강업계가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를 일컫는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활용하게 됐다. 포스코(사진)와 현대제철은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으며, 이달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16일 밝혔다. 재활용환경성평가는 법규상 재활용 용도가 명시돼 있지 않은 신규 용도에 대해 환경과 인체 건강 영향, 기술 적합성을 평가하는 제도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패각은 전국적으로 연간 30만~35만t 정도 발생되나 그동안 활용처 제한으로 어촌 지역에 방치되기 일쑤였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전남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t이 수년째 방치돼 있다. 이는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철강업계가 제철공정에서 패각을 재활용하게 돼 지역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석회석 대체재 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경제성 확보도 가능해져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수부는 올 7월 수산부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패각 폐기물의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나아가 산업 경제성 향상과 연안환경보호를 골자로 하는 5개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제도, 연구개발(R&D), 인프라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제강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부원료인 생석회를 공급하는 포스코케미칼에서도 패각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강공정은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강철을 제조하는 공정으로, 황이나 인과 같은 불순물 제거에 사용되는 생석회의 원료로 석회석이 사용돼 왔다. 포스코케미칼은 석회석 대신 패각을 활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 개발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되면 포스코그룹은 제선부터 제강까지 철강공정 제반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려진 패각 약 92만t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인 약 41만t의 이산화탄소(CO²)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향후에도 패각 공급업체뿐만 아니라 패각 산지의 지방자치단체와도 긴밀히 협업해 폐자원 선순환을 통한 ESG 경영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철강업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고, 향후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바탕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에 앞장설 방침이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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