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타] "롯데는 내게 모욕감을 줬어" 11년 만에 만난 로이스터 감독의 일침
부산 스토리 타임머신 '부스타'. 부산을 넘어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모았던 일반인의 진솔한 이야기.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요즘 어떻게 지낼까? 부스타가 만나봅니다.
“7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다.” “노 피어(NO FEAR),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2008년, 2009년, 2010년. 부산의 가을은 시끌벅적했습니다. 모두가 들떠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날아온 '검은 갈매기'는 매경기 승패를 떠나 벤치에서 포효했습니다. 그 가을 우리를 즐겁게 했던 그.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야기입니다.
1984년, 1992년 이후 끊긴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 내년이면 30년째 접어들지만 부산 팬들에게는 ‘우승할 것만 같았던’ 저마다의 ‘인생 시즌’이 있습니다. 그 기억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세 번의 시즌. 가을 야구 선봉장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했던 시즌입니다. 확 바뀐 롯데의 야구를 두고 사람들은 ‘로이스터 매직’이라 부르며 롯데를 응원했습니다.
11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사직야구장은 아쉽게도 그때만큼 뜨겁지 않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시리즈는 남의 집 잔치입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부스타는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방송, 기사에서도 로이스터의 근황은 알 수 없었습니다.
부스타는 롯데자이언츠 구단,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SNS 등을 수소문했습니다. ‘HI, JUN YOUNG KIM’, 메일로 보낸 섭외요청에 로이스터 감독이 ‘쿨한’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다는 로이스터. 그에게 당장이라도 날아가고 싶었지만 코로나 상황 탓에 화상 인터뷰로 그를 만났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 일을 돕고 이따금씩 유소년 구단 지도도 하고 있었습니다. 프로구단 감독은 떠났지만 야구 세계를 떠나지는 않았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과거 지도했던 이대호, 조성환, 김주찬 선수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부산을 달궜던 순간을 그의 인생에서 몇 안되는 울컥하는 순간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11년 전 한국야구와 2021년의 한국야구를 명쾌하게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제가 있었을 때와 비교해서 요즘 한국에는 잘하는 선수들이 없는 듯하다. 선수들이 제가 감독으로 있었을 때보다 잘 못하는 것 같다”며 한국야구에 따끔한 일침을 가했습니다.
팬들이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했던 시즌을 그리워하듯, 로이스터 감독도 한국과 부산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2년 전 롯데 자이언츠와 감독 면접을 봤던 순간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감독으로 있었을 때 성과를 냈던 롯데자이언츠에서 면접을 보자고 했고 매우 모욕적이었다”며 “(감독이 되지 못해)굉장히 실망했고 저는 감독으로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팬들에게 그리움과 진심이 담긴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2010년 그때 당시 야구장은 사람들로 빽빽했고 전 세계 어느 야구장에서도 그런 장면을 보지 못했다. 행복한 순간들을 언제든 다시 느끼길 바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자세한 근황은 동영상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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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편집·구성=김보경·이재화 PD·진유민 작가
그래픽=장은미 기자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김보경기자 harufor@busan.com , 이재화기자 jhlee@busan.com , 진유민 jmin@busan.com , 장은미 기자 mim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