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낙동강 수계기금 20년 만에 손본다
정부가 낙동강 수계관리기금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작업에 착수했다. 물이용부담금을 통해 20년 동안 4조 원 가까이 기금을 조성해 낙동강 수질 개선에 투입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매년 수천억 원이 집행되는 낙동강수계기금이 취수원 다변화를 위한 상생기금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보여 주기 사업’ 전면 개혁 착수
주민 등과 상생기금 활용 길 터
실질 성과 도출 ‘정책포럼’ 운영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11월 중순까지 ‘낙동강수계관리기금 제도 개선을 위한 상하류 정책 포럼’이 진행된다. 이 포럼은 분야별 학계 대표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23명을 비롯해 환경부, 지자체 관계자 등 36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정책 협의다. 모두 10차례 열리며, 포럼 위원 등은 3개월에 거쳐 정책 개선책을 연구한 뒤 최종 합의를 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수계관리기금의 중장기 개혁 방향을 모색한다. 개별 사업 개선부터 기금의 근본적 성격 변화까지 기금 운영 전반을 다룬다. 2002년 기금이 조성된 뒤 처음 열리는 전방위적 정책 논의인 데다 포럼 규모도 큰 만큼 기금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성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럼은 3개 분과별로 △토지매수·주민지원사업 개선 △시민 참여 거버넌스 체계 조성 △집행의 탄력성과 개방성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한다.
환경부는 이번 포럼 성과를 바탕으로 한강, 금강, 영산강 등 나머지 수계 지역에도 같은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계기금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다.
수계관리기금은 막대한 기금 규모에 비해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포럼으로 개혁안이 제시되면, 향후 낙동강 수질 개선에도 상당한 탄력이 예상된다.
물 관련 갈등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 6월 수십 년간 답보 상태였던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이 의결될 수 있었던 것도, 물이용부담금을 통한 취수원 지역 지원책이 나오면서다. 당시 환경부는 이례적으로 탄력적인 기금 운영을 결정하면서 취수원 다변화 실현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었다.
환경부 물정책총괄과 강인숙 사무관은 “수계기금 전반을 점검해야 할 시기가 된 만큼 포괄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며 “보여 주기식이 아닌 실질적인 결과를 찾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