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받아낸 국세 100조…코로나에 작년 주류 출고량 11년來 최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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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부가세 면세사업자 800만 명 돌파
89조는 징수 어려운 상태…작년부터 구치소 감치 제도 도입

국세청 ‘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 국세청 ‘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

정부가 받아내지 못한 국세체납액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00조 원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90%는 납세자가 재산이 없거나 행방불명돼 받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체납액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에 가장 많았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술 소비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국내분 주류 출고량이 최근 1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가가치세 면세사업자는 800만 명을 넘어섰고, 법인세를 신고한 중소기업 10곳 중 3곳은 세액감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29일 이런 내용의 ‘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를 공개했다.

■누계체납액 첫 공개…98.7조 원 중 89.9%는 사실상 징수 어려워

‘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세 누계체납액은 98조 7367억 원이다.

국세청은 연대납세의무자와 제2차 납세의무자 등 중복 체납을 제외하고 체납액을 집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누계체납액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누계체납액은 국세징수권 소멸시효 5년(5억 원 이상은 10년)이 완성되지 않은 체납액으로, '정리 중 체납액'과 '정리보류 체납액'을 모두 합한 수치다. 국세청에 의해 독촉·압류 등 절차가 진행되면 시효가 중단되기에 5년 이상 경과한 체납액도 포함돼 있다.

'정리 중 체납액'은 징수 가능성이 높아 국세청이 정리 절차를 진행 중인 체납액으로, 누계체납액의 10.1%(9조 9406 억원)를 차지한다. '정리보류 체납액'은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체납자가 행방불명된 경우, 강제징수를 진행했으나 부족한 경우 등 징수 가능성이 낮은 체납액이다. 누계체납액의 대부분인 89.9%(88조 7961억 원)가 '정리보류 체납액'이다.

국세청은 정리보류 체납액을 전산으로 관리해 향후 체납자의 소득·재산 변동내역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재산이 발견되면 강제징수를 다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누계체납액을 세목별로 보면 △부가가치세 26조 6124억 원(36.6%) △소득세 21조 8892억 원(30.1%) △양도소득세 11조 8470억 원(16.3%) △법인세 8조 4959억 원(11.7%) 순이었다. 상속·증여세 2조 6425억 원(2.7%)과 종합부동산세 5311억 원(0.5%)도 체납돼 있다.

지역별로 보면 전국에서 누계체납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 서초세무서로 2조 3657억 원에 달했다. 이어 서울 강남세무서(2조 3178억 원), 경기 안산세무서(2조 2169억 원), 서울 삼성세무서(2조 1023억 원), 서울 역삼세무서(2조 947억 원) 순이었다. 누계체납액 상위 5개 세무서 중 4곳은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셈이다.

국세청은 재산 압류와 출국 금지,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 등을 통한 강제징수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 국세청 ‘2021년 국세통계 3차 수시공개’ 자료

■국내분·수입분 주류 출고량 모두 줄어…코로나 여파

2020년 귀속 국내분 주류 출고량은 321만 5000kL(킬로리터)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분 주류 출고량은 국세통계포털에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치다.

2010년 361만kL였던 국내분 주류 출고량은 꾸준히 증가해 2014년과 2015년 400만kL대로 올라섰다. 2016년 이후에는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 320만kL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주류 출고량 감소에는 코로나19 위기로 외식·회식 등이 적어져 술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류 출고량을 종류별로 보면 맥주가 156만 7000kL로 전년보다 8.7% 감소했고, 희석식 소주도 87만 5000kL로 4.5% 줄었다. 다만 탁주는 38만kL로 2.4% 늘었고 기타 주류는 39만 3000kL로 5.1%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분 주류 출고량도 39만 7000kL로 전년보다 14.4% 감소했다. 이는 2016년(31만 5000kL)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출고량 감소로 주세 납부세액도 줄었다. 지난해 귀속 주세 납부세액은 국내분 2조 5164억 원, 수입분 52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2%와 5.1% 줄었다.

■부가세 면세사업자 814만 명…외국법인 법인세 총 5537억 원

작년 귀속 부가세 면세사업자는 814만 명으로 전년보다 4.4% 늘었다. 부가세 면세사업자는 미가공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을 판매하거나 의료·교육 관련 용역을 제공해 부가세를 면제받는 사업자로, 800만 명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부가세 면세사업자 수입금액은 311조 6305억 원으로 2.7% 증가했다.

사업장당 수입금액은 보건업이 8억 8000만 원으로 0.7% 늘었으나 교육서비스업은 6900만 원으로 11.5% 감소했다.

작년 법인세를 신고한 중소기업 세액감면 금액은 1조 3332억 원이었다. 전체 신고 중소기업 76만 2314개 중 30.8%는 세액감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면 항목별로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이 74.1%(9879억 원)로 가장 많았다.

법인세 세액공제 신고법인은 중소기업 10만 4299개, 일반법인 1만 2176개로 각각 27.1%, 6.6% 증가했다.

세액공제 금액은 중소기업이 2조 3305억 원, 일반법인이 2조 1824억 원이었다.

작년 법인세를 신고한 외국법인은 1846개였다. 이 중 912개가 법인세를 부담했고 총 부담세액은 5537억 원으로 전년보다 6.2% 늘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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