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멋졌다♡”…'묻지마 폭행' 참은 태권도 관장 '손편지' 공개

류선지 부산닷컴기자 ruyj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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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 부산의 한 태권도 관장이 아내와 학생들로부터 받은 손편지를 공개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게시판에 "폭행 당했던 태권도장 관장입니다. 큰 관심과 사랑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부산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이틀이 지났지만 폭행사건으로 몸과 마음이 너무나 힘이 든다"라며 "아무래도 직업이 태권도장 운영이다 보니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나 부모님들 그리고 지인분들께는 '괜찮다' '아무렇지 않다'면서 하루하루는 버텨가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불안감, 자괴감 등 정신적 트라우마로 정신의학과에 처음 진료를 받았다"며 폭행 사건 이후의 생활을 전했다. 이어 "제일 충격이 컸던 머리쪽 CT촬영을 했는데 큰 이상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를 걱정해주는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작성해준 손편지에 감동했다. 사랑해"라며 또 "남편을 생각하는 우리집사람의 따듯한 손편지에 또 글썽이네요"라며 A 씨를 위로하는 손편지들을 공개했다.

공개된 손편지에는 “뉴스를 보고 굉장히 속상했다. 맞고만 있었다는 것에 화가 났고 관장님 입장에서 분할 것 같았다”며 “관장님 항상 응원한다. 최고”라는 등 학생들의 응원 메시지가 적혀있다.

또 다른 학생은 “관장님 놀라셨을 것 같은데도 대처를 침착하게 잘하시고 방어를 잘하셔서 크게 다치지 않으셨다. 정말 멋졌다”며 “저희를 생각하면서 참았다고 하시니 너무 감동 받았고…정말 대단해요. 저희를 보호해주신 것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A 씨의 침착한 대처에 고마움을 전했다.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한 태권도 관장. 보배드림 영상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한 태권도 관장. 보배드림 영상

앞서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10분께 태권도장에 다니는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태권도장 건물 앞에 세워둔 차량 근처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당시 차량 안에는하원하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

A 씨를 공격한 남성은 일방적으로 시비를 걸며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렸지만 A 씨는 맞대응하지 않았다. 당시 A 씨는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것 같아 화는 났지만 입술 꾹 깨물며 참았다”라며 “늘 믿고 따르던 관장이 저렇게 맞기만 하고 공격을 못하고 있으니 ‘우리 관장님은 왜 안 때리냐’며 울먹였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한편 A 씨를 폭행한 남성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귀가 조치됐다. 그는 당시 술을 마시고 지나가다가 A씨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선지 부산닷컴기자 ruyj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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