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그 계열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이 4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접속 오류 현상을 일으킨 뒤 5시간 후에야 복구됐다.

CNN 등 미국 언론은 미 동부 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 40분(한국시간 오전 12시 40분)께부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서비스 등이 5시간 넘게 접속 오류를 일으키다가 오후 늦은 시각부터 점점 정상화됐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불편을 초래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앱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복원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고 이제 돌아오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도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과 메신저가 복구되고 있다. 오늘 장애 현상에 대해 죄송하다"며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얼마나 우리 서비스에 의지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은 그러나 세계적인 오류 현상의 원인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페이스북은 회사 내부 업무 시스템도 마비돼 내부 통신망이나 이메일 등을 사용하지 못했다. 건물이나 회의실에 들어갈 때 사용하는 디지털 배지도 오류가 일어나 입장을 못하는 직원도 있었으며, 보안 엔지니어들도 서버 구역에 들어가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사측 보안 전문가들은 아직 근본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직원은 해킹 등 사이버공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페이스북 서버 컴퓨터의 설정 오류(misconfiguration)가 원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AP통신은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은 평범한 일이라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먹통이 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내부 연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여성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폭로가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돼 파문이 일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37세의 전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인 내부고발자는 미 CBS 탐사 보도프로그램 '60 Minutes'를 통해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페이스북이 자사 플랫폼이 혐오 표현이나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데 사용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련 증거를 숨기려 했다고 밝혔다.

구글과 핀터레스트 등 여러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2019년부터 페이스북에서 일하기 시작한 고발자는 "많은 소셜 네트워크를 봤지만 페이스북은 최악"이라며 "올해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 일(폭로)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도 폭로의 진위를 의심할 수 없도록 충분한 문서를 확보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