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산지법서 공판준비기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형준 부산시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19일 오후 부산지법에서 열렸다. 검찰은 박 시장이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근무할 당시 청와대·국정원 직원의 진술을 증거로 제출하며 박 시장의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박 시장 측은 검찰이 주장한 증거의 구체성 부족을 지적하며 무죄를 주장해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19일 박 시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기일에는 박 시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박 시장 측에서는 부장판사 출신인 권영문(법무법인 우람)·이덕환(법무법인 나침반) 변호사와 원영일 변호사가 변호에 나섰다.

부산지검은 지난 5일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박 시장이 올 4월 보궐선거 당시 11차례에 걸쳐 ‘4대강 국정원 민간인 사찰 지시 의혹’에 대해 “지시한 적이 없다”며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국정원이 작성해 청와대 홍보기획관실에 전달한 △4대강 반대 단체 현황 문건 △4대강 반대 단체 관리 방안 문건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박 시장이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문건과 청와대 행정관·비서관 진술, 국정원 직원 진술도 증거로 냈다. 검찰은 “박 시장이 국정원으로부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단체와 인물에 대한 문건 작성을 지시했고,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6명의 증인을 신청하겠다고 밝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 시장 측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박 시장 측은 “검찰의 공소 사실에 대해 국정원에 요청하거나 보고 받은 사실이 없으며, 문건에 관여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불법 사찰에 관여한 적이 없으므로 인터뷰는 허위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 측은 “검찰의 공소장에는 청와대 보고시스템만 언급돼 있을 뿐, 박 시장의 지시를 받은 직원이 특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법원은 박 시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5일 오전 진행할 예정이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