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출 제세한의원 원장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비염이다. 비염은 난치성 만성질환으로 비강 내 비점막에 염증이 발생하여 지속적으로 코막힘과 콧물, 재채기 같은 증상을 동반해 많은 불편함을 야기한다.

비염은 크게 알레르기성 비염과 만성 비염으로 나눌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어떨 물질(원인 항원)에 대해 코의 속살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발작적이고 반복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가려움증 등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오래되면 환절기에만 콧물 재채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온도변화, 먼지 등에 민감해지면서 만성 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비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부비동염(축농증), 인후두염, 중이염, 전신 소양증(가려움), 천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질환으로 인해 코 호흡이 어려워져 입을 벌리고 숨쉬는 것이 습관화되면서 구강 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비염 치료를 위해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코 기능을 주관하는 폐의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증상과 체질에 따라 한약, 침 등을 이용해 염증을 가라앉히며, 코막힘 개선과 면역력을 강화한다.

그렇다면 알레르기 비염은 어떤 체질에서 잘 생기며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까?

8체질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의 해부학적 실제 크기에 따라 기능에도 차이가 있다고 본다. 그 차이에 따라 태음인(목양·목음체질), 태양인(금양·금음체질), 소양인(토양·토음체질), 소음인(수양·수음체질) 8가지 체질로 나눈다.

비염은 주로 태양인, 즉 금양·금음체질이 육고기, 우유, 요구르트 같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염 증상이 나타나면 이런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체질침과 체질약을 복용해 면역력을 높이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몸 안의 습열(濕熱)로 염증 반응이 심화된 경우 체질침을 놓아 막혀 있던 기를 순환·소통시킨다. 체질한약은 알레르기 비염, 만성 비염의 근본적인 원인인 폐신(肺腎)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해 준다.

또한 평소 콧물이 날 때마다 코 양쪽 끝에서 한 마디 옆의 영향혈을 양쪽 검지로 지그시 눌러 자극을 주는 것도 좋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는 환절기가 되면 비염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실내외 온도 차가 크지 않도록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먼지, 매연, 담배 연기, 온도 변화 등 비염을 유발하는 외부 요소 차단을 위해 수시로 환기하고 청소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염이 심해 숨쉬는 것이 힘든데도 치료를 미룬다면 염증은 더욱 심해져 나중에는 일상생활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 따라서 비염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치료함은 물론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개선해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