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참돔은 회로만 먹는다? ‘참돔 파피요트’ 밀키트 ‘대~박’
참돔은 고가의 식재료이다보니 본연의 맛을 느끼기 위해 회로 즐기는 것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횟집 방문이 줄어들며 참돔 어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에 줄어든 ‘횟감’ 소비 대신 새로운 판로를 찾았다. 바로 간편식 시장에 고가의 참돔이 발을 내딛은 것이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서남해수어류수협과 손잡고 개발한 ‘참돔 파피요트(papillote)’ 밀키트가 8월 판매를 시작한 후 두 달 만에 4000개를 완판했다. 파피요트란 유산지에 식재료를 감싸서 오븐에 구운 요리 형태로 브런치로 이용하거나 와인과 곁들여 먹는 프랑스식 생선찜 요리다. 참돔과 파피요트라는 요리 자체가 대중적이지는 않기에 이번 완판은 매우 이례적인 성공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로 횟감 소비 격감하자
수과원, 가정간편식 개발 앞장
8월 판매 시작 후 4000개 완판
조피볼락 등 타 어종 개발 박차
참돔 파피요트의 가격은 1만 2000원, 참돔은 70~80g짜리가 사용됐다. 삼삼해물과 네이버 스토어팜, 쿠팡 등 새벽 배송 채널 등을 통해 유통했다. 간단하게 먹는 밀키트 중에는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참돔이라는 고급 식자재가 들어간 것치고는 결코 비싸지 않은 요리였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수협 차원에서 참돔 매입금액의 일부를 지원했기에 가격 경쟁력도 있었지만 고급 어종인 참돔을 가정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를 끌어잡은 가장 큰 요인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번 참돔 파피요트 완판이 어민들에게는 좋은 자극이 됐다고 평가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참돔은 고가의 생선이라 횟감으로 유통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어가에 경제적인 도움이 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큰 변화가 필요한 시기였다”며 “참돔 파피요트의 성공으로 다른 수산물을 기르는 어가들도 새로운 유통 방식과 제품 개발에 관심이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서남해수어류수협은 소비자의 반응을 통해 제품의 업그레이드도 고려 중이다. 특히 파피요트는 밀키트 형태라 참돔의 양이 정해져 있는데 참돔의 양을 추가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이 점도 고려 중이다.
또 다른 어가들의 관심도 높아진 만큼 국립수산과학원은 조피볼락, 광어, 고등어 등에 대한 밀키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소비자를 고려해 밀키트도 고령자용, 성인용, 어린이용 등으로 좀 더 세분화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간편식 시장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회적 변화에 어가들이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