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30엑스포 5파전, ‘부산’ 경쟁력 확보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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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쟁은 결국 5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모양이다.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유치 신청 마감일인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이로써 부산은 모스크바(러시아), 로마(이탈리아), 오데사(우크라이나), 리야드와 운명을 건 유치전을 펼치게 됐다. 엑스포 개최지가 선정되는 2023년 상반기까지 ‘본선 무대’의 막이 오른 만큼 부산은 경쟁 도시들의 유치 전략·전술을 면밀히 살피고 개최지로서 부산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우디 리야드 막판에 유치전 가세
세계인 사로잡을 강점 찾는 게 관건

유치 신청 마지막 날 전격적으로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사우디의 유치 도전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유치 경쟁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글로벌 홍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이에 대한 우리 측의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있어야겠다. 도시의 인지도 측면에서 봤을 때 부산보다 우위에 있는 모스크바와 로마도 만만찮은 경쟁 상대임에 틀림없다. 엑스포 유치에 네 번째 도전 중인 러시아는 지난 4월 가장 먼저 신청서를 내고 국가적인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미 두 차례 월드엑스포를 개최한 바 있는 이탈리아는 풍부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오데사의 경쟁력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지만 그 어떤 방심도 금물이다.

부산시는 정부·유치위원회·코트라와 함께 2020두바이엑스포 개최 기간을 활용하기 위해 지금 본격적인 해외 홍보에 나선 상태다. 향후 1년 반 동안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두바이에서의 출발이 몹시 중요하다. 엊그제 유치 신청이 최종 마감되면서 이제는 6개월마다 열리는 BIE 총회에서의 프리젠테이션(PT)이 성패를 가르게 된다. 170개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개최국을 최종 확정하는 2023년 상반기까지 최대한 20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중동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두바이엑스포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만큼 여기서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한 정책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야 한다.

월드엑스포 개최권 획득은 무엇보다 개최 도시로서 세계의 미래상을 보여 줄 보편적이면서도 선도적인 아이디어에 달려 있다. 지난달 28일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이런 말을 했다. “성장하는 도시 부산이 스마트 도시가 얼마나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면 충분히 월드엑스포를 유치할 수 있다.” 대한민국과 부산이 지닌 가치와 기술을 통해 세계인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찾아내야 한다는 뜻이겠다. 일단 부산의 첫 시험대는 오는 12월 BIE 총회다. 경쟁 도시를 넘어설 부산만의 경쟁력을 담금질하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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