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절사태, 화물차 물류대란 번지나
디젤차에 쓰이는 요소수가 중국으로부터의 원료수입이 막히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화물차의 경우 운행거리가 많아 요소수를 자주 주입해야 하는데 사태가 악화되면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정부 관련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가졌으나 일단 현황파악과 파장에 대한 점검을 한 수준이며 아직 특별한 대책이 마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전쟁 중인 중국이 수출 규제
가격 급등 이어 조만간 공급 바닥
운행대란 초읽기, 대책 서둘러야
31일 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1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었던 요소수 10L는 현재 5만~6만 원에도 구하기 어렵고 이미 네이버쇼핑 등 온라인몰에는 모두 품절이거나 없는 상품으로 나오고 있다. 일부 주유소나 자동차용품점에서 구할 수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곧 바닥날 가능성이 있다.
요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는 석탄에서 추출해 만든다. 그런데 중국에서 석탄이 바닥 나자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 의무화 제도를 실시하면서 요소 수출을 사실상 금지시켰다. 우리나라는 요소의 3분의 2를 중국에서 도입하고 있다.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은 요소수를 만나면 수증기 이산화탄소 질소 등으로 바뀌어 대기 속으로 사라지면서 질소산화물을 크게 감소시킨다. 이 때문에 질소산화물 감소를 위해 차량 중앙제어장치(ECU)에 요소수를 주기적으로 주입하도록 하고 요소수가 없으면 차량 시동이 불가능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다.
일반 자가 운전자가 운행하는 SUV 등 디젤차는 보통 요소수 10L를 넣으면 1만~2만km 정도 운행할 수 있다. 그러나 대형 화물차는 소모량이 많아 600~700km마다 10L를 넣어야 한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최근 나온 경유차는 SCR(선택적 촉매 전환 장치)가 있는데 요소수가 없으면 운행이 불가능하다”며 “중국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뜻밖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화물차 운행대란을 막기 위해 정부가 조속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요소 수급이 원활히 되도록 외교채널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과 상황이 악화되면 요소수 없이 운행이 되도록 기계장치를 조정하는 등 여러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