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0명 될 수도… ‘불안감’ 함께하는 위드 코로나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전환됐지만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도 크다. 완화된 방역 수칙과 건조한 겨울철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려 하루 5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한다.
부산시는 31일 오후 기준 신규 확진자 54명이 더해져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1만 396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날 62명에 이어 이틀 연속 하루 확진자는 50명을 넘어섰다. 10월은 대체로 신규 확진 규모가 30~40명의 박스권을 유지했으나, 월말이 되면서 감염 확산세가 뚜렷했다.
건조한 겨울철·모임 잦은 연말과 겹쳐
부산 포함 전국 10월 말 확산세 뚜렷
질병청 “성인 미접종자 500만 명 남아”
중대본 “하루 5000명 확진 병상 확보”
1만 명 수준 감염 규모 땐 ‘비상계획’
전날 학생 1명이 확진된 남구의 모 고교에서 이날 1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강서구 모 초등학교에서도 전날 학생 1명이 확진된 데 이어, 이날 학생 5명이 추가 감염됐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연제구 요양병원에서도 직원 4명과 환자 4명의 추가 감염이 확인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49명으로 늘었다. 이날 경남에서는 30명, 울산에서는 남구 모 교회 어린이 선교원 집단감염 여파 등으로 모두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 확산은 전국적인 추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2061명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8일 2111명 이후 나흘째 2000명대로, 4차 대유행 절정 시기와 비슷한 양상이다.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완화하면서 앞으로 시민들의 대면 접촉과 이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녁 약속이 많아지고, 번화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도 다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연말 풍경은 억눌렸던 모임 욕구가 분출하면서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 규제 완화로 계절적 요인 등으로 현재로선 감염 확산 정도를 예측하기 어렵다. 겨울철엔 실내 활동이 증가하지만, 실내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시설 내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날씨가 건조해지면 호흡기계 감염병이 더 유행하는 것도 일반적이다.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은 “1차 개편에 상당히 많은 거리 두기 조치가 완화되므로 환자 발생을 전망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성인 가운데 백신 미접종자가 500만 명 이상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일단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9일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1000~2000명 수준의 확진자가 최대 4000~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역 당국은 하루 5000명 확진자 발생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중증 환자용 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병상 확보 행정명령이나 감염병전담병원 추가 지정 등의 대책도 마련 중이다.
대규모 유행을 초기에 진화하기 위한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등 방역 체계도 효율화된다. 이와 관련, 정 청장은 “하루 PCR검사 역량을 65만 명 수준으로 확대해 확진자 증가에 대비하고, 검사 역량의 한계를 넘는 비상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검사 방법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만일 하루 5000명의 확진자를 넘어 1만 명 수준으로 감염 규모가 커지고, 병상 가동률이 75%에 달하는 등의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방역 당국은 ‘비상계획’을 시행한다. 이 경우 음성확인제를 다수 다중이용시설로 확대, 미접종자의 감염 전파 차단 강화, 개인 간 접촉 최소화를 위한 사적모임 제한 강화와 행사 규모 제한·축소, 시설 영업시간 제한 등의 조처가 내려질 수 있다. 위드 코로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셈이다.
김백상·김길수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