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로봇’ 이용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 높고 부작용 적어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 90세로 향하는 고령화 시대,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가 2019년에 이미 400만 명을 넘어섰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도 한 해 11만 건 이상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부산은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으로,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다. 고령인구 증가가 가속화되는 상황을 감안해 볼 때 무릎 관절은 치료의 손길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분야가 될 전망이다. 이에 좋은삼선병원 로봇인공관절수술센터 은일수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을 찾아 무릎 관절염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알아봤다.
AI 기능 덕분 절삭 오차 거의 없어
출혈·통증도 적고 회복력 좋아
의사 노하우·판단력 매우 중요
좋은삼선병원, 올 7월 로봇 도입
■충격에 약한 무릎 관절
사람의 관절은 크게 상지, 하지, 척추 관절로 나뉜다. 사람은 직립 보행을 하기 때문에 관절염은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하지에 주로 발생한다. 하지 중에서도 무릎 관절에서 통증이 많이 생기는데, 이는 뼈의 구조 때문이다.
은일수 과장은 “엉덩이나 발목 관절은 뼈 모양이 안정적인데 반해 무릎 관절은 뼈 모양이 평평해 충격에 약하고, 이를 연결하는 인대나 연골이 안전성에 크게 관여한다”며 “인대나 연골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이 심하고 변형도 잘 발생해 다리가 안으로 휘는 오자형 변형(내반 변형)도 유발된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염은 대체로 50대 이후에 발생한다. 보통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나타나고, 관절염이 진행되면 무릎이 붓고 물이 차며 걸을 때 소리가 나기도 한다. 심해지면 걷지 않아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관절염 초기엔 약물·주사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를 시행한다. 환자의 절반 정도는 이런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하고 엑스레이나 MRI(자기공명영상) 상으로 관절 상태가 악화됐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정확한 수술 마코 로봇
최근 최첨단 ‘마코 로봇’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좋은삼선병원에선 올해 7월 마코 로봇을 도입해 로봇인공관절센터를 개소했다. 마코 로봇은 수술의 정확도, 적은 출혈과 통증, 빠른 회복력 등에서 현재 최고의 결과를 자랑한다.
은일수 과장은 “기존 로봇은 수술 전에 계획한 대로 절삭하는 자동형인 반면 마코 로봇은 직접 로봇팔을 잡고 수술하는 반자동 형태다. 자동보다 반자동이 불편할 것 같지만 아니다. 마코는 사전 계획대로만 수술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중에도 의사 판단에 따라 실시간 수정이 가능해 오히려 더 정확한 결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은 과장은 “사전에 수립한 수술 계획은 정적인 상태의 CT 촬영을 기반으로 한다. 동적인 수술 상황에서 절개 범위가 딱 들어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전 수술에선 5~10%가량 부정확한 결과가 나왔으나, 마코 로봇을 통해선 거의 100% 가까운 성공률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마코 로봇엔 가상의 햅틱존(접촉 경계면)이 형성돼 계획에서 벗어난 부분을 절삭하려 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인공지능(AI) 기능이 있어 매우 안전하다. 마코 로봇 수술이 인체 손상과 통증이 적으며, 수혈이 거의 필요없고 회복력이 빠르다는 건 이런 안전성과 정확성 때문이다.
■의사의 숙련도 중요
마코 로봇은 의사가 직접 집도하는 방식이라 의사의 수술 숙련도가 중요하다. 로봇 수술이지만, 의사의 노하우와 판단력이 수술의 반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은일수 과장은 인공관절 수술만 4000례 이상을 집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은 과장은 “경험 많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수술 중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사람이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은 로봇의 정밀함으로 대처 가능하다. 의사의 전문성에 로봇의 정확성이 결합한 치료법이 마코 로봇 수술이다”고 말했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보통 25년가량 된다. 따라서 수명을 고려해 수술 대상자 대부분은 65세 이상 환자들이다. 은 과장은 65세 이전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을 미룰 것을 권했다. “65세 이상 나이에 수술하면 평생 한 번으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80대에도 수술이 가능하지만 수술을 자주 하는 게 좋은 건 아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은 과장은 “무릎 관절염 예방에는 걷는 것이 가장 좋다. 관절염이 있더라도 걷는다고 해서 더 진행하는 것은 아니니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다. 보행이 어려울 정도면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도 좋다”고 추천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