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문의 쏟아진 예식장, 댄스곡 다시 튼 헬스장
위드 코로나 첫날 달라진 풍경
주요 방역 수칙이 크게 풀리는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일, 자영업자들은 진정한 일상회복을 바라며 영업 준비에 바빴다. 이날부터 사적 모임이 12명까지 가능하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 제한도 대부분 없어졌다.
부산 동구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하는 김 모(44) 씨는 위드 코로나 이전 혼자 일했지만, 곧 다른 가족들과 함께 일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씨는 “아무래도 시간제한이 있을 때는 2차로 노래방을 오기 어려우니 문을 안 여는 날도 많았다”며 “식당이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면서 단체로 오는 손님도 늘 것 같아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듯하여 가족들이 함께 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도 “손님들 문의가 많이 와서 아예 가게 앞에 오늘부터 새벽까지 영업한다고 안내 문구를 붙였다”며 “워낙 정부가 자주 방침을 바꾸다 보니 걱정도 되지만 거의 2년 만에 일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노래방·주점 야간영업 준비 분주
대리기사들도 “콜 늘 것” 기대
‘부산 숙박대전’ 일부 쿠폰 매진
헬스장·목욕탕 방역패스 혼란도
유흥시설과 식당의 영업제한이 대폭 완화하면서 대리기사들도 몰리게 될 일감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대리기사 박 모(31) 씨는 “이전에는 오후 8시에 나오면 딱 콜 2건만 받고 집에 들어가는 게 일상이었다”며 “이제 콜도 일정시간에 몰리지 않고 24시간 꾸준히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여행업계도 밀려드는 전화를 받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부산관광공사가 진행하는 ‘숙박대전 부산편’은 접수 첫날인 1일 오후 기준 일부 여행사의 쿠폰이 매진될 정도였다.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한 국내 숙박을 예약하면 특별 할인쿠폰(5만 원)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다. 쿠폰 발급과 예약은 1일부터 3일까지 매일 10시부터 가능하고, 쿠폰 소진 때 마감된다. 해운대 지역의 한 호텔 관계자는 “숙박대전 문의뿐만 아니라 숙박가능 인원 등에 대한 문의도 위드 코로나 발표 전후로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예식장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제한되던 하객 수가 늘어나면서 그간 미뤄 왔던 결혼식과 돌잔치 예약이 늘고 있다. 부산의 한 예식장 대표는 “최근 결혼식과 돌잔치 예약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도 “접종 여부에 따라 허용되는 하객 수가 달라져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어떻게 일일이 구분할지가 과제다”고 우려했다. 예식장은 이번 달부터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100면 미만이 입장 가능하며, 2차 백신까지 맞은 접종 완료자는 500명 미만이 모일 수 있다. 접종완료자 200명과 미접종자 49명이 모여 250명 미만으로 예식 진행도 가능하다.
헬스장 풍경도 달라졌다. 1일 오후 1시 남구 용호동의 한 헬스장에서는 ‘위드코로나’ 준비에 한창이었다. 차상민 대표는 “오전에 러닝머신에 붙인 ‘거리 두기’ 스티커를 다 떼고, 주로 발라드였던 음악리스트를 댄스곡으로 바꾸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닥다닥 붙어 기구와 러닝머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그간 헬스장의 음악을 100~120bpm(분당 박자수)을 유지하고, 러닝머신 이용은 시속 6km 이하로만 가능하다는 지침은 위드 코로나와 함께 모두 해제됐다. 헬스장 안 사람들 간격은 더 가까워지고 음악과 러닝머신도 한층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다만 방역 패스 도입에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차 대표는 “백신 미접종자의 입장 자체가 금지되면서 환불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며 “현재까지 백신을 맞지 않은 이용자들은 ‘끝까지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해 헬스장은 환불을 요구하면 무조건 해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방역 패스가 적용되는 목욕탕에서도 마찬가지다. 수영구의 한 목욕탕 대표는 “방문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 백신 접종을 어떻게 증명할지 난감해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박혜랑·변은샘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