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비에서 생산으로’ 커피산업도시 부산 도약하자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창간 75주년을 맞아 기획한 ‘부산은 커피도시다’ 연재가 3일로 막을 내렸다. 1890년대 전후 부산항 개항기 무렵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부산 커피’의 전국적 인기 비결과 강점을 살펴보면서 ‘어묵’ 하면 부산이듯이 ‘커피도시 부산’도 충분히 승산이 있음을 확인한 소중한 기회였다. 다만 이제는 부산이 전 세계 커피 수입의 통로이자 첫 도착지라는 점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부산만의 독특한 커피 문화를 살려서 커피산업도시로 도약할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세계적인 커피숍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태동한 미국 시애틀처럼 부산도 커피도시가 될 수 있다.

국내 커피 수입·유통 물량 95% 부산 거쳐
신제품 연구·인프라 잘 살리면 가능성 충분

커피도시 부산의 저력은 가장 신선한 원두(생커피콩)를 접할 수 있는 입지로부터 출발한다. 부산에서 마시는 커피가 맛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산은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원두의 95%를 수입하고 유통한다. 특히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로 부산 커피산업은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규모는 작아도 개성 강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는 등 부산 커피의 다양성은 이미 정평이 나 서울에서 ‘부산 커피 위크’가 열릴 정도로 주목 대상이다. 2019년 모모스 커피의 전주연 바리스타가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부산의 저력이 전국적으로 더 알려졌다.

커피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문화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부산 커피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다를 끼고 있어 바다를 조망하는 대형 카페가 속속 들어서 하나의 문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기장이나 영도 등 바닷가 마을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건축가와 협업해 만든 대형 카페는 전포카페거리에 이은 또 하나의 부산 명물이 되고 있다. 부산항을 통해 들여온 질 좋은 커피를 최고의 자연을 배경으로 마실 수 있으니 그 어떤 도시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인프라를 갖춘 셈이다. 커피를 단순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카페투어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관광업과 동반 성장도 기대된다.

하지만 부산 커피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부산만의 커피도시 브랜딩과 신제품 연구 등 기술 개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커피 산지는 아니지만 커피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부산시도 올 7월 부산을 ‘커피 소비시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커피산업 주 무대’로 본격 육성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부산시 커피산업육성 계획’을 발표했는데,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커피도시로 주로 비교되는 강릉과는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새겨야 한다. 축제만이 아닌 커피산업도시로 우뚝 서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풍부한 인프라만큼이나 장인정신도 발휘한다면 커피산업도시 부산 도약 가능성은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