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30 부산 엑스포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김윤일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
두바이는 중동의 작은 어촌항을 약 60년만에 세계적인 금융, 물류, 관광의 허브로 발전시킨 계획적인 도시개발의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알려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버즈 칼리파, 새로운 개념의 인공도시 팜주메이라, 항만과 공항을 연계한 제벨알리 프리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회전관람차인 아인두바이 등은 대표적 사례이다. 지금 두바이에서 2020세계박람회가 지난 10월 1일부터 시작해 내년 3월까지 열리고 있다.
엑스포장은 축구장 400개 규모인 약 438만㎡의 사막 지역을 개발하여 조성하였다. “마음의 연결, 미래의 창조(Connecting Minds, Creating the Future)”를 주제로 200여개의 전시관을 이동성(Mobil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기회(Opportunity) 등 세 개의 주제로 구분배치하였다. 정밀한 세공기술로 만든 미니어처로 일본인의 삶과 문화를 표현한 일본관, 로테르담 대성당의 복원과정을 증강 현실을 통하여 보여준 프랑스관 등 각국 전시관은 자연과 인간, 기술을 융합하여 인류로서의 공감을 느끼게 하였다. 한국관은 K팝 등 한류 문화를 미디어아트와 연계해 관람객으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고 있었다. 가장 인기 있는 전시관 중의 하나라고 하니 엑스포를 준비하는 부산의 입장에서는 크게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부산시는 올 6월 엑스포 유치를 신청하였고, 내년 상반기 공식신청서 제출, 이어 연말에 현지실사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이탈리아의 로마, 우크라니아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 등이 경쟁 상대로 확정됐다.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400페이지에 달하는 공식 신청서와 네 차례의 프레젠테이션, 현지 실사에서 과연 무엇을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 것인가? 필자는 두바이 엑스포를 초기부터 기획하였던 알 하심 두바이 엑스포 조직위원장의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의 역사적 유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류의 미래 모습을 그려서, 세계인이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엑스포의 가치이고 의미”라고 하였다.
2030부산엑스포는 북항을 개최지로 준비하고 있다. 북항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전초기지였고, 피원조국에서 원조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위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이며, 재개발을 통하여 미래 도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보유한 VR, AR, 메타버스 등 첨단 IT 기술을 접목하여 보여준다면 엑스포 개최지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가진 것들을 세계인들과 공감하고 나누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알 하심 두바이 엑스포 사무총장이 ‘엑스포를 통하여 무엇을 주고(give), 무엇을 받는(take) 것이 아닌 무엇을 나누느냐(share)가 중요하다’라고 한 말은 크게 다가왔다. 엑스포는 인류가 사는 다양한 모습 속에서 공통의 문제와 그 해결방안을 찾고, 보다 풍요로운 미래를 세계인들과 함께 나누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기아와 내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민들과 무엇을 나눌 수 있는가, 기후변화에 대하여 심각한 인식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는 유럽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동참할 것인가.
2030엑스포 부산 유치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우리의 모든 역량을 결집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세계인과 무엇을 어떻게 나눌 것 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엑스포를 준비하는 관계기관 뿐만 아니라, 부산시민, 우리나라 국민들 사이에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엑스포 유치의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 있고, 이것이 엑스포가 올림픽과 다르고, 월드컵과 다른 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엑스포를 통하여 세계인과 소통하고 나누는 계기로 활용한다면, 이 경험이 엑스포 이후에도 의미있는 유산이 될 것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