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청사포서 좀돌날 등 구석기 유물 다량 출토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유적’ 일부를 발굴 조사한 결과 후기 구석기 시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청사포 유적은 1990년 부산에서 구석기 유물이 처음 확인된 곳으로 조사단은 향후 체계적인 보존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해운대구청은 청사포 유적에 포함되는 중동 510-1번지 일대에 대한 긴급 발굴 조사를 마무리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유적 일부인 436㎡를 발굴한 결과 후기 구석기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66점이 출토됐고, 지표에서도 다양한 석기가 발견됐다. 한국문물연구원이 맡은 이번 발굴 조사에는 국비 1억 2000만 원이 투입됐다.
해운대구, 긴급 발굴 마무리
후기 구석기 추정 66점 출토
훼손 심해 보존 조치 시급
출토된 유물은 기원전 1만 5000년 전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좀돌날, 좀돌날몸돌, 돌날, 몸돌, 긁개, 밀개, 격지 등이 땅속에서 발견됐다. 한국문물연구원 조사단은 결과 보고서를 통해 ‘당시 좀돌날 제작 문화와 연관된 집단이 인근에 머물렀음을 알 수 있다’며 ‘유적 형성 시기를 분석하면 부산 구석기 시대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산박물관·국립대구박물관·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소속 학술자문위원들도 ‘현생 인류 생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돌날몸돔, 좀돌날몸돌 등이 발견됐다’며 ‘한반도 동남단에 위치한 데다 바다와 인접해 연구에 아주 중요한 후기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또 “유적 주변 석기 제작지 등 핵심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유적 훼손이 심한 상태라 보존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청사포 유적은 1990년 부산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석기 유적이다. 해운대 그린시티 내 중동·좌동 유적과 함께 부산 역사를 구석기 시대까지 끌어올린 곳으로 꼽힌다.
이번 긴급 발굴 조사는 지난해 토지를 매입한 소유주가 유적지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경작을 한 계기로 진행됐다. 신고를 받은 부산시와 해운대구청이 지난해 12월 합동 조사를 통해 원상 복구 조치를 내렸고, 올해 3월 해운대구청이 훼손된 문화재에 대한 긴급 발굴 조사를 신청했다.
청사포 유적 보존 계획은 향후 문화재청 심의 결과에 따라 수립될 예정이다. 해운대구청 관광문화과 관계자는 “문화재청에 매장 문화재 발굴이 완료됐다고 신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