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시티 김해 보물 화포천습지생태공원 습지 둘레길 걸으며 사계절 만끽
김해시가 왜 국제슬로시티인지 궁금하다면 한림면 화포천습지생태공원으로 가보라.
습지를 따라 낸 둘레길을 느릿느릿 걷다보면 사계절이 절로 보인다. 솜털 달린 버드나무 씨앗이 눈꽃처럼 흩날리고 노랑어리연꽃 피는 봄이 지나면 푸르른 생명력이 넘실대는 여름이 오고 어느 새 그 자리를 가을 전령 갈대와 물억새가 채웠다 싶으면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 진객 철새들의 군무가 펼쳐진다.
김해시 한림면 한림로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국가 지정 습지보호지역이자 생태관광지인 화포천습지(8.4km) 중·하류에 있는 생태공원으로 길이 3.5km, 면적 159만1,200㎡에 이른다. 화포천습지는 지난 2009년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도 선정됐다.
선사 이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포천습지는 김해 진례 대암산에서 발원해 진례·진영·한림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화포천 중류부터 하류까지 형성된 국내 최대 하천형 습지이다.
화포천습지는 800종이 넘는 생물(식물 422종, 곤충 175종, 조류 77종, 어류 26종, 포유류 15종, 양서류 10종, 파충류 8종 등)이 서식하는 생명의 땅이다. 멸종위기동식물도 24종(Ⅰ급(5종): 귀이빨대칭이·수달·매·황새·참수리, Ⅱ급(19종): 큰고니·큰기러기·독수리·삵·노랑부리저어새·붉은배새매·조롱이·새매·백조어·수리부엉이·참매·뜸부기·새호리기·솔개·알락개구리매·큰말똥가리·흰목물떼새·남생이·가시연꽃)이 서식한다.
천연기념물 황새가 화포천습지에서 발견된 것은 2014년, 2018년, 2020년이며 김해시는 이달 하순 황새 인공 증식과 방사 사업을 시작해 관심이 예상된다. 국제적인 습지 인증인 람사르습지 등록도 추진 중이다. 김해시는 지난 9월 환경부에 람사르습지 등록을 요청했고 내년 6월쯤 결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18년 화포천습지 주변 지역 주민으로 결성한 화포천습지생태관광협회에 국비 등 예산을 지원해 지속 가능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있다.
화포천습지는 한때 상류 공단으로 인해 수질 오염이 심각했고 심지어 습지 일부는 폐기물 매립장으로 사용될 만큼 환경 파괴가 심했지만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환경복원 노력에 힘입어 현재 생태계로 복원됐다.
화포천습지생태공원은 화포천습지의 생태 보존과 생태교육을 목적으로 화포천습지 중에서도 특히 다양한 경관과 생물상을 가지고 있어 보존이 요구되는 지역에 조성됐다. 크게 5개 구역(큰기러기뜰·노랑부리저어새뜰·노랑어리연꽃뜰·창포뜰·물억새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습지생태계 생물의 관찰·교육·체험을 위해 세운 화포천습지생태박물관(총면적 828㎡, 지상 3층, 전시실, 야외탐조대 등)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코로나19로 올해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유아·초등 대상 평일단체체험에 9월까지 3,992명이 참여했으며 주말가족체험도 운영 중이다. 전 연령 대상 특별생태체험과 전시관해설은 코로나로 중단했다. 프로그램 참여는 화포천습지생태공원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화포천습지가 한림면, 김해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습지생태계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해 보존하고 가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준석 부산닷컴 기자 js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