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후 완치율 높이려 조혈모세포 이식”
[명의에게 듣는 베스트 건강법 ⑦ 혈액암]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성현 교수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성현 교수는 혈액암 환자의 조혈모세포 이식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 글로벌 임상연구 경험도 풍부하다. 환자에게 친절하면서도 명쾌하게 설명을 잘 해주는 의사로 정평이 나 있다.
덩이나 골수 조직검사 통해 진단
CAR-T 세포 치료 국산화 진행 중
검진 때 혈액검사 정상이어도
급성백혈병 발생할 수 있어
HLA 유전자 절반만 일치해도
부모·자녀 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코로나19 백신접종과 급성백혈병 발병 간에 인과관계가 있나.
“현재까지 보고로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에 급성백혈병이 증가됐다는 보고는 없다. 최근 정부의 요청으로 대한혈액학회의 발표가 있었는데 연관성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이는 다른 백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지만 급성백혈병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
-비교적 드문 암으로 알려져 있는 혈액암은 어떤 질병인가.
“골수의 조혈모세포로부터 여러 혈구 세포들이 분화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상이 생겨 혈액암이 발생하게 된다. 악성림프종이 가장 흔한 혈액암이며, 그외에 다발골수종, 급성 및 만성백혈병 등이 있다.”
-악성림프종은 덩이를 형성하는데 이것도 혈액암이 맞나.
“악성림프종은 림프구라는 혈액세포에서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림프구는 혈액 내에도 존재하지만 주로 림프절에 많이 모여있으며, 암이 발생하면 덩이를 형성한다. 림프절은 목 주변,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주로 분포하는데 덩이를 형성하면 압통이 없이 만져지거나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1년 전 혈액검사에서는 정상이었는데 갑자기 혈액암이 생길 수도 있나.
“백혈구의 수명은 말초 혈액에서 12~24시간 정도인데 인체의 골수에서는 끊임없이 백혈구를 생성하고 있다. 따라서 극단적으로는 수일 전에 혈액검사가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급성백혈병이 발생할 수 있다.”
-혈액암이라고 하면 병기가 몇 기인가.
“고형암은 해부학적 기준에 의해 병기가 결정되지만 혈액암은 혈액세포가 전신에 있음으로 고형암과는 다른 개념으로 접근한다. 병기가 없는 혈액암도 있으며, 주로 예후인자를 이용해 병기를 설정하는 혈액암도 있다.”
-혈액암을 진단 받으면 어떤 과정을 거쳐 치료를 받게 되나.
“어떤 암이든지 암으로 진단하려면 조직검사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 혈액암 중 림프종은 덩이를 떼어내거나 바늘로 조직검사를 하게 되며, 다른 혈액암은 골수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림프종의 일부는 방사선치료만 하는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의 혈액암은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한다.”
-항암치료가 끝나고 진행되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조혈모세포 이식에는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냉동보관했다가 항암치료 후 주입하는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과 형제, 타인, 부모 혹은 자녀로부터 조혈모세포를 기증받아 주입하는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나눌 수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쉽게 설명하면 병변이 있는 골수를 파괴하여 새로운 씨앗 세포인 조혈모세포를 이식하여 새롭게 재건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항암치료 후에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하면 다 나을 수 있나.
“이론적으로 병이 발생한 골수를 파괴하여 새롭게 재건을 하면 다 나을 것 같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은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인해 치사율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완치도 가능하지만 의학적 한계로 재발할 수도 있다. 부작용은 골수 파괴를 위한 항암제의 독성 및 면역반응에 기인한다.”
-조혈모세포 이식에서 형제간에 맞는 공여자가 없으면 어떻게 하나.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해서는 사람백혈구항원(HLA) 유전자가 일치하는 것이 가장 성적이 좋게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형제간 일치율은 약 25% 정도인데 일치하지 않는 경우 타인이 기증하는 유전자 일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면역억제제를 이용한 기술로 HLA 유전자가 절반만 일치하는 부모나 자녀로부터의 이식도 가능해졌다.”
-한방에 5억원을 호가하는 CAR-T 세포 치료는 무엇인가.
“B세포 림프종, B세포 급성 림프모구 백혈병, 다발골수종 환자들에서 연구된 치료법이다. 국내 일부 기관에서 제한적으로 시행이 가능해졌다. 환자의 T세포를 추출하여 특정 암만 공격할 수 있도록 하는 유전자를 T세포로 넣어 증식시킨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함으로써 항암효과를 내는 치료법이다. 국산화가 진행 중이다.”
-항암치료 중에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 조혈작용에 도움이 될 만한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이 있나.
“항암치료 중에는 면역기능이 많이 감소하게 되기 때문에 익혀서 조리한 음식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날 채소나 육류, 생선회는 섭취를 금해야 한다. 조혈작용에 특별히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으며, 고른 영양섭취가 최선이다. 특히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약초를 우려낸 물은 간독성을 일으키거나 복용하는 약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빈혈과 같은 일반적인 혈액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철분제만 챙겨 먹으면 되지않나.
“빈혈의 대표적인 원인이 철 결핍이지만, 빈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많은 환자의 경우 빈혈이 있다고 하여 철분제만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