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당신의 섹스를 업그레이드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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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현 성 심리학자

새 핸드폰을 산지 얼마 안 되었는데도 가끔 업그레이드 안내 팝업이 뜬다. 귀찮지만 편리를 위해 시간과 배터리 사정이 허락하는 한(?) 빨리 업그레이드를 시킨다. 삶의 모든 면에서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제 활동을 하고 정서적 안정감과 즐거움 등을 위해 시간을 할애한다.

그런데 시간이 있고 파트너가 있어도 섹스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면 섹스리스로 가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지난해부터 결혼한 부부는 같은 공간에 많은 시간 동안 함께 있게 된다. 연애를 해야 하는 커플은 외출이나 야외 활동에 많은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

한 공간에 같이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함께 즐겁게 노는 것보다는 갑작스런 변화에 짜증도 나고 집에 머무는 시간과 비례해서 할 일도 늘어난다. 그러다 보니 섹스는 더 하기 어려워졌다. 결혼한 커플은 자녀가 유치원과 학교를 가지 않고 가정보육에 맞닥뜨리며 더 피곤하고 지치게 된다. 훌쩍 큰 자녀도 학원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저녁시간마저 나갈 수 없게 되니 부부 둘만의 시간은 확보되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전까지의 섹스리스 핑계에 더 그럴싸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섹스를 몰라서 그랬다면 알아야 할 때가 되었다.

섹스는 어느 날 갑자기 “그래! 지금이 딱 해야 할 타이밍이야.”라는 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사소한 스킨십이라도 시도하는 커플이 스킨십을 불똥 삼아 섹스까지 불붙이게 되는 것이다.

만족이라고 생각하던 섹스도 시간이 지나면 밋밋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온다. 늘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자신의 섹스가 어떻게 마무리되고, 잠자리로 들지 알아차린다.

늘 먹던 음식도 새로운 재료를 추가하거나 비법 양념을 배우게 되면 맛에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맛에 자신감을 얻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다른 요리를 할 때도 응용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섹스도 어느날 갑자기 대단한 변화를 배워 와서 해야 할 것이 아니다.

오늘은 분위기 전환을 위한 시도를 했다면 다음에 할 때는 전희에 할애하는 시간을 쓴다든지, 이제까지 섹스하고 샤워하고 잠들기 바빴다면 섹스를 마쳐도 바로 씻으러 가지 않고 5분이라도 살을 맞대고 여운을 느끼는 방식의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2~3년 동안 사용하는 핸드폰도 사용 중 여러 차례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30년도 아닌 평생할 섹스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만족스러운 섹스는 오지 않는다.

오늘이라도 당신의 섹스를 업그레이드할 준비는 되어 있는지? 자문해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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