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대 베트남 유학생, 지역 항만·물류업계 진출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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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는 올 3월부터 베트남 유학생 28명을 대상으로 항만물류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항만물류 실무 강의를 듣고 있는 베트남 유학생들. 동명대 제공

심각한 수도권 집중화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의 인력 유출이 속출하자 이제는 지역 대학도 외국 유학생을 인력이 부족한 지역 산업현장, 특히 사무직종에도 투입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해양물류 산업에 특화된 부산의 특성에 초점을 맞춰 해당 업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도록 외국인 유학생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동명대의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신석현 교수는 올해 3월부터 베트남 교통대학 국제물류 전공 교환유학생 28명을 대상으로 국내 재학생들과 함께 ‘항만·국제물류 기업 맞춤형 실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교육은 △실무 전문가 초청 특강 △정규 수업 외 경력개발(CUP·Career Upgrade Program) △인턴십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으며, 기업 탐방 직무교육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동명대 항만물류시스템학과
베트남 교환 유학생 28명 대상
항만·국제물류 기업 맞춤형 교육
어학 실력 갖춘 외국인 유학생들
부산·베트남 물류기업 취업 희망
인재 유출 심한 지역 기업도 관심


신 교수는 유학생들이 산학 협력 인턴십 경력을 꾸준히 쌓는다면, 향후 2~3년 내에 기업들도 물류 서비스 전문 교육을 받은 외국인 졸업생을 채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까지 외국인 인력은 제조업체 현장 근로직에 종사했고, 해양 부문에는 선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물류 서비스 사무직종에 속하는 해운회사나 국제물류주선업, 창고, 부산항신항 물류센터·배후단지에서도 인력난이 가중되면서 이들 업체도 외국인 유학생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신 교수는 “최근 부산항신항 배후단지 물류센터에 연봉 3000만 원 이상 사무직 자리가 났는데, 부산 도심에서 출근거리가 멀기 때문에 부산 소재 대학 졸업생들은 이를 기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물류기업들이 인력채용에 애를 먹어 물류 전문교육을 받은 유학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베트남 유학생들이 개별적으로도 재능이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물류기업은 특성상 영어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데 베트남 유학생들은 어학적인 측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내국인 못지 않은 활약을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어 교육도 병행해 현장 직원들과 의사소통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무엇보다도 굉장히 열정적이라는 게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이다.

동명대에서 해당 과정에 참여 중인 베트남인 바오칸 씨는 “교육 과정 중에서 물류 실무를 배울 수 있어 무척 도움이 컸다”면서 “학업을 마친 뒤 부산에 있는 물류기업에 취업하거나 베트남에 있는 한국 물류 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지역 대학이 외국 유학생을 단순히 신입생 유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서서 국내 대학생들과 함께 지역산업까지 진출시키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신 교수는 무엇보다도 부산지역의 전략산업인 해양물류와 가덕신공항 건설을 바탕으로 한 미래 항공물류 시대를 대비해 지역 대학에서 외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물류 전문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한다.

그는 “해양수산부와 국토교통부의 해운물류 교육 지원은 국내 물류 전공 대학생으로 한정돼 있고 외국 유학생들에게는 별다른 지원이 없다”면서 “부산시가 지산학 협력을 통해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 유학생이 미래 물류 교육인 콜드체인, 항공·유엔조달물류, 특수물류 등을 배우기를 희망한다면 발벗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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