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11년 숙원 양산 물금역 KTX 정차, 이번엔 성사돼야
김태권 지역사회부 동부경남팀장
기자가 최근 ‘양산 물금역 KTX 정차 타당성 조사 용역(중간 보고회)’에서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조사 결과를 보도한 이후 “내년부터 물금역에 KTX가 정차하느냐, 탈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제성이 충분하고 2010년 KTX 물금역 첫 정차 건의 이후 지역 상황도 획기적으로 변해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실제 양산시가 시행 중인 타당성 조사에서 ‘물금역에 하루 6회 KTX가 정차하면 B/C(비용편익분석)가 1 이상 나와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경제성이 충분하게 나온 것은 양산신도시 조성에 따른 인구 유입 때문이다. KTX 물금역 첫 정차를 건의한 2010년 8월 양산 인구는 25만 5000명에서 11년이 지난 2021년 8월 35만 4000명으로 10만 명가량 늘었다. KTX가 정차하는 부산 구포역이나 울산역을 이용하는 양산시민 역시 증가했다.
시는 타당성 조사를 근거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을 설득 중이다. 시는 ‘물금역 KTX 열차 운행 시뮬레이션 용역’을 추가로 시행해 KTX 물금역 정차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등 KTX 물금역 정차에 쐐기를 박을 예정이다.
KTX 물금역 정차의 한 걸림돌이었던 KTX 평택~오송 구간 지하 복선화 공사도 6월 확정돼 물금역 정차 운행 횟수 확보에 청신호가 켜진 것도 긍정적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하루 선로용량은 190회에서 380회로 늘어난다.
KTX 물금역 정차가 실현되면 시민들이 KTX 이용 때 인근 구포역이나 울산역으로 가는 불편이 사라져 시간·경제적 불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동남권 메가시티의 핵심사업인 경전철 김해 진영역~경부선 물금역~상·하북~KTX 울산역을 잇는 동남권 순환철도와도 연계돼 양산은 물론 주변 지역 주민들이 손쉽게 대구·경북이나 수도권을 오갈 수 있게 된다.
KTX 물금역 정차 과정에 해결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물금역에 KTX가 정차하면 구포역이나 밀양역에 정차하는 KTX가 감소할 수밖에 없어 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전에 이들을 설득할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 정부나 코레일 등 관계기관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금역 시설 확충도 필수적이다. 물금역 승강장 길이는 300m로 KTX-산천은 정차할 수 있지만, KTX-1 정차를 위해 최소 380m 승강장이 필요하다. 현재 물금역에 KTX-산천 3회, KTX-1 5회 등 총 8회가 통과하지만, 정차는 하지 않는다. 이용객 증가로 편의시설 부족도 예상되는 만큼 시설 보강도 뒤따라야 한다.
양산은 35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가진 도시 중 유일하게 KTX가 정차하지 않는다. 그래서 KTX 물금역 정차는 지역민 숙원이 됐고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이 과정에 부산 금정구 노포동과 울산 사이에 KTX 중간역사를 만들자는 안까지 나왔으나 막대한 예산 투입으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시가 KTX 물금역 정차를 위해 사활을 건데다 코레일 등과 협의에서 진전이 있다는 소문마저 나도는 등 종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행정기관과 정치권, 시민들이 이번 기회에 11년 주민 숙원사업인 KTX 물금역 정차가 이뤄지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ktg6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