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텐츠 컨소시엄 OTT 만들어 세계로 나가야”
오프라인 ‘컴백’ 부산콘텐츠마켓 개막
한국 최대의 콘텐츠 거래 마켓인 부산콘텐츠마켓(BCM)이 2년 만에 현장에서 개막했다. 지난해 온라인으로만 콘텐츠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현장과 온라인 가상 세계 거래로 이원화해 문을 열었다.
10일 오전 10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BCM 마켓을 비롯해 콘퍼런스, 아카데미, 펀딩 등 부대 행사가 시작됐다. 국내 제작사와 방송사가 만든 드라마 시리즈는 지난 3일부터 온라인 3D 가상부스에서 거래 중인데 이날 국내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현장 마켓도 문을 연 셈이다. 온라인과 현장 마켓은 12일 폐막까지 운영한다.
2년 만에 현장서… 온라인과 이원 진행
BCM 마켓·펀딩 등 다양한 부대 행사
콘퍼런스선 ‘국내 OTT 발전 방안’ 논의
“글로벌 OTT 한국 진출, 제작사엔 기회”
진흥법안 계류·규제 강화엔 아쉬움 토로
■2년 만에 BCM 현장 마켓 문 열어
이날 방문한 마켓 현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했을 때 대폭 축소된 규모로 꾸려졌다. 부산 제작사나 업체가 참여하는 중소기업지원관을 비롯해 국내 방송사 부스, 비즈니스 매칭 상담소 등의 부스는 소박한 규모였다.
현장에서 만난 부산 영화·영상 설비 전문기업 CTS의 오원정 대표는 “2019년 현장 부스 설치로 홍보 효과를 많이 봤는데 다시 현장 마켓에 참가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부산 영화·영상제작사가 부스를 설치하고 바이어들을 반겼다. 영화맞춤제작소 박건우 이사는 “구한 말을 배경으로 한 ‘8인의 용의자들’을 제작했는데 시리즈물로 공개하기 위해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과 다방면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막 선언 이후 열린 BCM 콘퍼런스는 현재 콘텐츠 산업 흐름을 알 수 있도록 연사들의 발표와 라운드 테이블로 구성됐다. 먼저 숏폼 콘텐츠 강자로 꼽히는 틱톡의 김광민 콘텐츠 오퍼레이션 매니저는 ‘숏폼 플랫폼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플랫폼 발전에 따라 누구나 빠르게 영상을 접하고 만들 수 있다”면서 “결국 ‘큐레이션의 시대’에 누구나 숏폼을 제작하고 마케팅도 할 수 있으니 시도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OTT 플랫폼이 말하는 대응 전략
오후에 재개된 BCM 콘퍼런스에서는 화상으로 참여한 윤용필 Sky TV 및 미디어지니 대표이사가 ‘국내 OTT 플랫폼 발전 방안’ 발표를 이어갔다. 윤 대표는 “이달 국내에 진출하는 글로벌 OTT 디즈니 플러스는 강풀 원작의 ‘무빙’을 500억 원을 투자해 드라마로 제작한다”며 “글로벌 OTT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제작 콘텐츠 컨소시엄 OTT를 만들어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대항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투자 규모 면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애플 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국내 OTT의 한계를 짚은 셈이다.
또 중국 황신웬 텐센트 시니어 연구원의 ‘중국 OTT 플랫폼 현황’ 화상 발표에 이어, ‘OTT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전략’에 관한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다. 경성대 이상호 교수(미디어콘텐츠학과)를 좌장으로 조대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MSO(본부장),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CRO(실장), 박태훈 왓챠플레이 대표, 이기혁 스튜디오드래곤 기획개발 담당이 벡스코 현장에 참석했다.
먼저 이상호 교수는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에 대해 각 사는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실장은 “지난 4일 론칭한 애플티비플러스와 SK 브로드밴드가 제휴해 협력하고 있다”면서 “플랫폼 사업자들은 나름 글로벌 OTT와 제휴하거나 대응하는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자율등급제 같은 국내 OTT 진흥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반면, 영화발전기금을 걷는 등 규제 법안은 진행되고 있어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반면 왓챠 이태훈 대표는 “플랫폼 사업자들과 다르게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은 더 많은 사람이 OTT를 경험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한국에서 OTT 총구독자 수는 1000만 명 정도고 디즈니와 애플, 내년 HBO Max의 한국 진출로 시장의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드래곤 이기혁 담당은 “제작사 입장에서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은 큰 기회다. 넷플릭스와 큰 계약을 통해 여러 편의 작품을 제공하는 것처럼 해외 OTT와 손잡고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답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