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해본 적 없던 넥타이 제작, 많은 공부됐어요”
서순남컬렉션 서순남 대표
“지난해엔 마스크 쇼만 했는데, 올해는 병원복과 넥타이를 추가로 만들어야 해 작업이 배 이상 힘들었습니다.”
부산 대표 패션디자이너인 서순남컬렉션의 서순남 대표이사는 순탄치 않았던 작품 준비 과정의 고충을 거듭 토로했다. 서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이하 컨벤션) 개막식의 메인이벤트 중 하나인 ‘메디 패션쇼’를 선보인다.
지난해 컨벤션 ‘수제 마스크’ 이어
부산 16개 병원 의료복·넥타이 작업
2년 연속 ‘재능기부’로 참여 뿌듯
서 대표는 지난해 컨벤션에선 참가하는 22개국의 국기와 나라꽃을 활용한 ‘수제 마스크’ 쇼를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마스크뿐만 아니라 부산지역 대표 병원 16곳의 의료복(가운)과 넥타이를 함께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그만큼 품은 더 들어가는 것. 컨벤션 개막 일주일 전인데도 그의 사무실은 마무리 작업으로 한창 분주했다.
“사실 처음엔 지난해처럼 22개국 디자인으로 준비했죠. 그런데 갑자기 부산지역 병원 중심으로 바뀌는 바람에 급히 시안을 다 교체해야 했습니다. 시간은 촉박하고 작품 수는 많아지고…. 지금도 새벽부터 나와 종일 여기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게 넥타이 작업이라고 말했다.
“평생 해본 적 없던 넥타이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죠.” 특히 넥타이 제작업체가 부산엔 한 곳도 없어 전국으로 발품을 팔았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넥타이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죠. 서울 몇 군데를 알아봤더니 제각각 다른 로고와 색상으로 디자인된 수제 제품에다 소량 주문하니 거절하더라고요. 경기도 수원, 안산, 대전 등지로 갔다가 결국 자체 제작하기로 했죠.”
여성복만 전문으로 다뤄왔던 서 대표에게 남성 넥타이 디자인은 생소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보람된 과정이었다고. “처음 해보는 넥타이 작업을 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하는가 봅니다.”
서 대표는 이번 작품의 테마를 ‘사랑’으로 정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 세계인이 불안·고통에 시달리는 요즘, 행복과 희망을 주는 의료인의 노고를 작품에 담았단다.
“사랑을 테마로 해서 부산 바다를 상징하는 블루 계통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각 병원의 로고를 고유한 색감으로 표현했고, 가운 어깨엔 ‘날개’를 의미하는 포인트를 줬습니다.” 가운 디자인엔 의료계 일을 하는 사위 조언도 한몫했다고. “길이가 긴 롱가운으로 했더니, 사위가 요즘엔 짧고 실용적인 가운을 추구한다고 알려주더군요.” 미소짓는 서 대표 얼굴에서 사위 사랑도 느껴졌다.
서 대표는 2년 연속 ‘재능 기부’로 컨벤션에 참여하고 있다. 비용, 시간, 인력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대에 작은 보탬이 될까 해서죠. 교인의 ‘참된 봉사’ 차원으로 봐 주세요. 의료인들이 아픈 사람 몸의 내부를 디자인한다면, 디자이너는 몸의 외부를 디자인한다고 볼 수 있죠. 내·외부를 합치면 아주 훌륭한 패션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최상의 소재로 고객의 몸에 딱 맞는 편안함을 추구한다는 서순남표 디자인. 그가 처음 선보이는 의료 작품은 12일 오전 10시 30분 벡스코에서 열리는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 개막식 현장과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