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A 컬렉션, 미술관 보고(寶庫) 들여다보기] 140. 익숙함 깨는 조각 그리고 새로운 공간 인식, 김인배 ‘겐다로크’
김인배(1978~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2000년 서울 프린지페스티벌 클럽 Super fly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인배는 2006년 갤러리 스케이프에 이어 2011년, 2014년, 2019년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성곡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국내외 다수의 미술관 전시에도 참여했다.
작가는 상하이 애니마믹스 비엔날레, 2006년 부산비엔날레, 한국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코리안 아이’ 사치갤러리(영국 런던)와 MAD(미국 뉴욕)에 참여하며 동시대 조각의 신경향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도 참여했다.
김인배의 작업은 주로 인간의 신체를 변형한 조각이 특징이다. 그가 작품으로 드러내는 신체는 조형적인 덩어리, 선과 면으로 표현하되 신체의 일부분을 생략과 절단, 극대화하는 표현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조각, 인식하는 신체를 전복시키며 새로운 상상의 눈을 열어준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겐다로크’는 일반적인 기념비 형태의 좌대 위에 흉상이 있다. 흉상의 얼굴이 중심에서 좌우 양쪽으로 분화된 형태를 보여준다.
전통적인 기념비적 흉상 조각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을 파괴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느껴진다. 관람객은 김인배의 조각을 통해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머리 속에 각인된 고정관념과 마주서게 된다.
또 김인배는 분화된 얼굴 양쪽으로 뻗은 뾰족한 형태를 통해 내부에서 외부세계로, 인식에서 상상의 세계로 속도감 있게 시선과 인식을 이동시킨다. 전통 조각이 갖는 양감과 무게감을 동반하면서도 작품이 놓여진 공간과 시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김지호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