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윗 장난에 ‘테슬라’ 12% 폭락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식이 하루 만에 12% 폭락했다. 올 들어 일일 기준 최대 낙폭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돌발 트윗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입방정’에 원망을 쏟아냈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11.99% 하락한 102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1011.5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보유주식 일부 매각 설문 올리자
불안 심리로 3거래일 연속 하락
테슬라 주식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으며, 3거래일 중 이날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날 큰 폭의 하락을 포함해 3거래일 동안 16.65%의 낙폭을 기록했다. 테슬라가 연속 매도 기간 동안 이 정도 낙폭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머스크는 지난 6일 오후 트위터에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많은 지적이 있었다”며 “이에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동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올렸다. 머스크는 이어진 트윗에서 “어디서도 현금 급여나 상여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주식을 팔아야만 세금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24시간 동안 진행된 설문에는 총 351만 9252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7.9%가 찬성, 42.1%가 반대 의견을 냈다.
‘주식 매도’를 예상하게 하는 머스크의 돌발 트윗은 투자자의 ‘동반 매도’ 심리를 부추기기에 충분했다. 거기에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테슬라 주식 8만 8500주를 매각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투자자의 불안한 심리에 기름을 끼얹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도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분석가는 고객에 보낸 메모에서 “트위터 설문조사를 통해 주식 10%를 매각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오직 한 회사와 한 CEO에게만 일어날 수 있다”며 “기이한 연속극”이라고 말했다. 미국 방송 CNN은 “주말 동안의 트위터 장난으로 월가 분석가들이 머리를 긁적였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머스크의 트윗보다 테슬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분위가가 이번 주가 폭락을 불러온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대비 여전히 45% 상승한 상태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1조 28억 달러(약 1184조 5073억 원)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의 지위는 유지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