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통폐합은 도시의 심장에 구멍 뚫는 것”
벌링턴시 마리안느 미드워드 시장
토론토에서 온타리오호를 끼고 남서쪽으로 50㎞ 떨어진 벌링턴시는 인구 20만 명의 작은 도시다. 벌링턴시 역시 2017년 고교 두 곳이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자 지역사회가 술렁거렸다. 당시 벌링턴 시의회의 마리안느 미드워드(사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 우리 학교가 문을 닫은다면, 그것은 우리 도시의 심장에 구멍을 뚫는 것이다”고 외쳤다. 그리고 2018년 선거에서 미드워드 시의원은 벌링턴시장으로 당선됐다.
시의원 시절 통폐합 반대 앞장
위기의 벌링턴 센트럴고교 살려
미드워드 시장은 최근 <부산일보>와 화상인터뷰에서 2017년 기자회견 때 학교가 “도시의 심장”이라고 발언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역 주민들은 수업이 없는 야간에 체육관을 사용했어요. 지역의 모임 장소이자 중심으로서 학교 이상의 역할을 했죠. 그래서 학교가 문을 닫으며 지역이 초토화될 것으로 봤습니다.”
미드워드 시장은 또 “폐교 대상 학교였던 벌링턴 센트럴 고등학교가 사라진다면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하루에 수시간씩 통학할 판이었기에 교육적으로도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벌링턴 센트럴 고교는 통폐합 위기에서 살아날 수 있었다. 미드워드 시장은 2018년 선거 운동 때 학교가 문을 닫더라도 지역 주민들을 위해 열려있던 공공기능이 유지될 필요성을 염두에 뒀다고 한다. 그래서 교육청이 폐교를 매각할 의사가 있다면, 벌링턴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지역사회의 중심 기관으로 가꿔나간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미드워드 시장은 학교가 단순히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소중한 공공자산이라고 강조한다. “벌링턴 센트럴 고교는 연극에 특화된 학교입니다. 훌륭한 극장과 음향, 조명 시설 등을 갖췄죠. 주민들은 연극 관람은 물론 영화 시청 등 다양하게 학교를 이용해왔어요. 이 보다 더 훌륭한 주민 자산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황석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