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여가부’ 입장 바꾸고… 광주 찾고… ‘취약 지대’ 공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0일 ‘지지율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부인 김혜경 씨의 낙상 사고로 하루의 ‘공백’을 가진 이 후보는 이날 공개 행보를 다시 시작하면서 여러 이슈에서 달라진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특검 도입에 대해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에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지지율 하락세의 중심에 있는 대장동 의혹을 어떻게든 돌파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여론 지지가 높은 특검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장동 특검’ 조건부 수용
‘이대남’ 겨냥 ‘평등가족부’ 제시
윤, 5·18 민주묘지 찾아 참배
논란된 ‘전두환 옹호 발언’ 사과
2030 표심에 결정적인 ‘젠더’ 이슈에 대한 이 후보의 태도 변화도 감지된다. 이 후보는 이날 “고민 끝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고 했다), ‘여성’ 자가 들어가니까”라며 여가부 폐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며 여가부를 ‘평등가족부’ 또는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보였다. 이 후보의 달라진 태도는 자신의 취약 지지층인 20대 남성 표심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평가와 관련, “3기 민주당 정부가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경제 개혁과 관련해서 국민 기대에 못 미칠 뿐 아니라 부동산 문제 같은 경우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사과하면서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는 다를 것’이라는 메시지도 부각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이은 ‘개 사과’ 논란으로 들끓는 호남을 1박 2일 일정으로 찾아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오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며 “저의 발언으로 상처 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호남에서 요구하는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데 대해서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적극 동의하는 등 자신의 실언으로 돌아선 호남 민심을 되돌리는 데 안간힘을 썼다. 윤 후보는 이날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윤 후보는 11일에는 전남 목포시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