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솔직히 부산 재미없잖아"했다가 "강남 같진 않아" 수위 조절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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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 이틀째 부산 민생행보.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
한일해저터널에 대해 "부산은 경유지…괜히 남 좋은 일 시키는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영도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3일 부산시 영도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지역 스타트업·소셜벤처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매주 타는 민생버스(매타버스)' 전국순회 이틀째인 13일 부산·경남을 찾아 표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영도구의 한 카페를 찾아 스타트업·소셜벤처 대표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혁신 기업을 통한 경제 성장을 강조하며 "제가 보기에는 정치보다 더 어려운 게 기업이다. 정치는 사실 약간 남의 일을 하는 느낌이 있다"면서 "기업은 자기일 뿐만이 아니고 잘못하면 사라지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 재미없잖아, 솔직히"라고 했다가 "아, 재밌긴 한데 강남 같지는 않은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부산 재미없다'고 언급한 것은 수도권에 비해 부산의 발전이 더디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미없다'라는 표현이 부산을 폄하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보고 화급히 "강남 같지 않다"는 말로 얼버무린 것이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과거 부산 고갯길은 고통이지만 지금은 매력"이라며 "잘 키워서 지금보다 나은 정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며 "소득 보전을 지역 간 약간 차등을 두자"며 "국가 전체적으로도 수도권 거리에 따라서, 부산 거리에 따라서 경남, 이런 방식의 차등적 정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제안했다.

또 이 후보는 국가 균형발전은 지역에 대한 재정 투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균형발전의 핵심은 국가 재정을 지방에 많이 쓰는 것”이라며 “서울에서의 1조 원과 부산에서의 1조 원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스튜디오와 좌석이 마련된 버스 안에서 지역청년 4명과 함께 '국민반상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다양하게 청년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으로 매타버스 안에서 국민반상회라는 걸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재냄새가 나긴 하지만…그런 방식으로 의견을 들어보겠다"라며 웃기도 했다.

경제학과 출신의 한 참석자가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에 대해 "조금 급진적"이라고 얘기하자, 이 후보는 "정책 관련이라 말씀을 좀 드릴 수 있다"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 후보는 "한꺼번에 하면 급진적이지만 우리가 논쟁적이라고 시도를 안 하고 포기하면 영원히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복지지출을 늘려야 경제 성장한다는 게 이미 십수 년 전에 난 세계적인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여성할당제 논란에 대해선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성(性) 할당제"라면서 "특정 성이 30%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했더니 실제로 누가 혜택을 보느냐, 공무원 시험에서 남성이 혜택을 본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종전선언·평화체계 구축 이후 유라시아 철도가 생기면 부산이 종착·출발지가 돼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한일 해저터널에 대해선 "그거 뚫어놓으면 부산은 경유지가 돼 버린다. 괜히 남 좋은 일 시키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이 후보는 이후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마산 3·15 의거 발원지 기념관과 마산어시장을 잇따라 방문한다.

그는 거제 옥계해수욕장 오토캠핑장에서 예비부부와 함께 차박용 차량으로 캠핑을 하는 '명심 캠핑'도 진행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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