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 정체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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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가려져 있던 비트코인 창시자의 정체가 한 재판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창시자의 유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또 다른 비트코인 창시자를 주장하는 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비트코인 창시자로 알려진 ‘사토시 나카모토’는 실명이 아니라 비트코인 시스템을 처음으로 인터넷에 소개한 백서에 서명된 이름일 뿐이다. 일각에서는 실제 창시자가 이미 숨졌다는 소문이 나도는 한편, 또 다른 한편에선 창시자가 한 명이 아니라 단체라는 설도 나돈다.

코인 100만 개 소유권 놓고
“사토시 유족” 주장하며 소송

이달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문제의 재판은 2013년 4월 숨진 데이비드 클라이먼의 유족이 약 100만 개의 비트코인 소유권을 다투기 위해 동업자인 크레이그 라이트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100만 개의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로 약 640억 달러(약 75조 5000억 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클라이먼 유족 측은 “클라이먼과 라이트가 모두 사토시이고, 따라서 사토시 소유의 비트코인 100만여 개 가운데 절반은 유족의 몫”이라고 주장한다. 유족 측은 클라이먼과 라이트, 두 사람이 초창기부터 비트코인 개발에 함께 관여하면서 협력한 증거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출신의 프로그래머로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라이트는 2016년부터 자신이 비트코인을 처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트 측 역시 클라이먼 유족의 주장에 반박하며 “라이트가 비트코인의 단독 창시자이며 클라이먼의 역할은 없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맞받았다.

결국 양 측의 주장 중 어느 하나만 사실로 인정되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비트코인 창시자가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는 셈이다.

비트코인은 2008년 10월 31일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누군가가 인터넷에 비트코인 시스템을 설명하는 9장짜리 백서를 올리면서 등장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활동하던 사토시는 2010년 12월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2016년 5월 라이트는 자신이 비트코인의 창시자라고 주장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사흘 뒤 사과문을 올리면서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이 사토시가 맞다며 말을 다시 바꿨다. 김종열 기자 bell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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