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임기 말 ‘탈정치’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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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6개월도 남기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정국을 맞아 철저히 ‘탈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5년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정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는 미래 이슈를 주도하는 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공정무역·탄소중립 등 강조
미래 위한 장기 과제에 집중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화상으로 열린 ‘2021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력과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 질서의 복원을 강조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APEC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한 무역 투자 환경과 공급망 회복을 위한 아태지역의 공조를 강조했고, 백신접종 상호 인증 확대를 통해 국경 간 이동을 원활히 하면서 관광산업을 활성화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영국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기조연설을 통해 2018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감축목표를 14%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문 대통령 자신도 “도전적 과제”라고 표현한 수치다. 문 대통령은 같은 날 ‘글로벌 메탄 협약식’에도 참석해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이상 감축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행보는 기후위기가 가장 시급한 글로벌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활로를 위해서라도 탄소중립이 필수라는 절박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임기말이 없다는 생각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장기적 과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정치현안에 대한 거리 두기에 나설 뜻임을 밝혔다.

하지만 차기 대선 국면이 가까워질수록 여당의 대선 후보는 현 정권과의 차별화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야당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중립내각 구성을 촉구할 것으로 보여 문 대통령이 대선정국의 소용돌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석호 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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