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측이 연일 ‘대장동 특검’의 불가피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특검법 도입을 위한 여야 협의는 진전이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16일 “‘이중플레이’ 하지 말고, 즉각 특검 도입을 위한 회담을 열자”고 압박했다.

야당 협의 요구에도 일정 논의 전무
윤석열 저축銀 수사 거론하며 여론전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 측이)똑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마치 특검을 도입하는 것처럼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더 이상 속임수 쓰지 말고, 특검 도입을 위한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오늘이라도 즉각 실시하자”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현재의 검찰 수사에 아무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은 걸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고 강조하면서 검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하겠다는 이 후보 측의 태도를 거듭 비판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대다수 시민들은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 후보의 ‘특검 수용’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국민의힘도 (고발 사주 의혹 관련)특검을 받겠다고 당론으로 밝힌 만큼 이 후보의 신속한 ‘특검 전면 수용’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지금 특검 논란이 자꾸 있는데, 제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일단 (검찰에)기회를 주고 일정 정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싶으면 당에서 강력하게, 예외 없이 특검을 시행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검찰의 수사를 일단 지켜보되 미진한 점,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진상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는 조건부 입장에서 한발 더 특검 도입 쪽으로 나간 것으로 해석됐지만 정작 여야 협의를 시작하는 데 대해서는 아직 미온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대신 민주당은 이날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를 고리로 대장동 사업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관련성을 부각하는 것으로 반격에 나섰다. 당 화천대유TF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윤 후보가 알선수재와 배임 혐의를 받는 브로커 조우형 씨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