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쳐간 작품만 187편… 내년 6월까지 예약 완료 ‘인기’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개관 20돌
‘영화도시 부산’의 브랜드 향상에 일조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가 20주년을 맞았다. 본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대를 맞아, 내년 6월까지 촬영 스케줄이 잡혀있을 정도로 여전히 인기다.
무역전시관 개조 후 핵심시설로
넷플릭스 ‘D.P.’ ‘낙원의 밤’ 촬영
초대형 드라마 ‘무빙’ 내년 완료
OTT 늘어 대여 기간 장기화 추세
노후시설 개선·스튜디오 추가 과제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역사 담겨
17일 20주년을 맞은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요트경기장 내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이하 부산스튜디오)를 거쳐 간 작품은 총 187편이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시리즈 ‘D.P.’(한준희 감독)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2019·박훈정 감독)과 ‘승리호’(2020·조성희 감독)도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최근에는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이자 황정민, 하정우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수리남’과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병기 앨리스’가 촬영을 마쳤다.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은 내년까지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 예정이다. ‘무빙’은 한국 드라마 역대 최대 제작비 500억 원이 투입된다는 소식과 류승범, 조인성 등 초호화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 시리즈다.
앞서 부산스튜디오를 거쳐 간 1000만 영화로는 ‘태극기를 휘날리며’(2003) ‘해운대’(2009) ‘국제시장’(2014)‘부산행’(2016) ‘택시운전사’(2017)까지 총 5작품이다. 역대 한국 1000만 영화가 19편인 만큼 부산스튜디오의 활용성이 돋보인다.
2001년 문을 연 부산스튜디오는 원래 부산시 무역전시관 건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남양주종합촬영소 이후 한국에서 2번째로 조성된 영화촬영전문스튜디오다. 당시 A 스튜디오(250평) 1동으로 출발했고, 첫 작품은 정윤수 감독의 ‘예스터데이’(2002)였다. 이후 2004년 B 스튜디오(500평)가 들어섰고, 곽재용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전지현, 장혁이 출연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가 개관작이다. 부산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해외 작품도 1편 있다. 한·중 합작영화로 중국배우 청룽(성룡)이 제작한 ‘치명도수: RESET’(2016)다.
■부산스튜디오 앞으로의 과제는
한 마디로 부산스튜디오의 역사가 2000년대 이후 한국영화의 역사라고 할 만큼 굵직한 작품이 부산에서 촬영됐다고 볼 수 있다. 부산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최근에는 OTT 드라마 시리즈 작품 촬영이 늘어나면서 한 작품당 대여 기간도 장기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8작품이 스튜디오 2동을 658일간 빌렸는데, 올해 상반기는 3작품이 280일 동안 대여했다. 이 때문에 부산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실내 스튜디오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영상위원회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 현재 수영구 부산아시아영화학교와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자리에 스튜디오 추가 건립 시도가 있었다. 실내 스튜디오 3개와 오픈 스튜디오가 포함된 계획이었다. 최종 설계안까지 나왔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산 이전이 결정되고, 남양주 촬영소를 부산에 옮기기로 하면서 부산시가 주도한 스튜디오 건립은 없던 일이 됐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의 부산촬영소 건립이 계속 지연되면서, 애써 부산 촬영을 왔다가도 부산스튜디오 대여가 어려워 실내 장면 촬영을 위해 충남 당진 등 타지역으로 촬영을 떠나는 촬영팀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노후화된 부산스튜디오 시설 개선과 더불어 부산시 주도의 스튜디오 추가 건립 등이 과제로 남았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