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해원상생 염원” 소리·탈·춤 어우러진 마당극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해원상생을 통해 한·일 역사의 암울함을 씻어내는 소리·탈·춤이 어우러진 마당극이 펼쳐진다.
창작탈춤패 지기금지는 18일 오후 3·7시 두 차례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해원상생을 통해 은폐, 왜곡된 근현대 한·일 역사의 암울함을 드러내고, 이로써 씻고 치유하는 소리와 탈, 춤과 굿이 어우러진 마당극 ‘봄날,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의’를 무대에 올린다.
창작탈춤패 지기금지, 18일 공연
'열네 살 무자’ 등 네거리 펼쳐
‘창작탈춤패 지기금지’는 21세기 민족미학의 실천적 정립을 목적으로 2007년 창립됐다. 전통 탈춤의 미학 양식을 기초로 해 오늘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에 근거한 창작 탈춤을 만들어 소통하고 있다.
공연 연출을 맡은 채희완(부산대 명예교수) (사)민족미학연구소 소장은 “일본의 식민지로서 겪어야 했던 이 땅의 참혹한 역사적 실상을 과거와 오늘을 잇는 연대기로 풀어내, 그것이 오늘날도 살아있는 민족적 통한임을 되새기고 군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한·일간의 국제현실을 부릅뜬 눈으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1993년 정신대해원상생대동굿에서 선보인 작품으로, 2018년도에 창작탈춤패 지기금지가 마당을 추가하고 수정 보완해 공연을 올린 바 있다. 올해는 부산문화재단 재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돼 한층 업그레이드해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의 특징은 탈과 탈춤, 장편 역사시의 음악화, 춤화, 영상화 등으로 21세기 총체연행물을 창출해낸다는 것. 또한 비장과 골계, 겉웃음과 속울음, 한과 신명 등 끈질긴 민중적 정서와 미의식을 환기한다. 실제 공연은 일본군이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에 자행한 참상과 인권 폭력을 시극과 춤극, 탈극과 영상극을 통한 융복합 매체로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요컨대 전승 탈춤의 핵심 요체인 탈과 춤, 그리고 재담이 함께하는 무대다. 또한 극장 공간과 열린 마당의 공간 사이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마당판적 시공간의 드라마트루기(dramaturgy·극작술)를 실현한다.
공연은 모두 네거리로 구성돼 있다. 첫째 거리 ‘위안부 휴게소의 꼭두각시놀음’에서는 일본군 장교와 병사의 벗어젖힌 두 상체가 거대한 인형처럼 치마저고리를 입은 열네 살 소녀 인형과 꼭두각시놀음을 한다.
둘째 거리 ‘열네 살 무자, 내 이름은 마이꼬’에서는 김선우 시인의 장편 서사시 ‘열네 살 무자’를 대본으로 이를 일인 창극으로 작곡, 연주하는 시가악무극영상의 융복합 매체 모노드라마가 펼쳐진다.
셋째 거리 ‘복동이 할매’에서는 소녀상이 사라졌다는 소문을 듣고 탈판에 나온 복동이 할매가 온천장에 입성한 일·한 친선 경제인을 위한 범시민 환영대회 참가자들과 마주친다.
넷째 거리 ‘소녀상 일어서다’는 탈과 음악, 춤과 재담이 있다. 1974년 초연으로 일본인의 한국기생관광을 풍자한 ‘소리굿 아구’를 2017년대 시대 상황에 맞게 재창작한 새로운 버전이다. 피조리를 가운데 두고 먹중과 취발이가 육체 싸움을 벌이는 남사당 덧뵈기마당의 틀을 원용해 한국 여성을 가운데 두고 쪽발이 사장과 조선 청년 아구의 싸움판을 벌이는 것으로 개작했다.
주인공 무자 역엔 홍순연(극단 자갈치 대표), 마라데쓰상 역은 정승천(지기금지 배우)이 맡았다. 공연은 무료다.
정달식 선임기자 dos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