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거부’ 홍준표, 2030에 공들이기… 차차기 겨냥하나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홍준표 의원이 17일 조만간 출범할 윤석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2030세대와 소통하는 플랫폼을 출범하고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독자세력화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온라인플랫폼서 청년과 소통
‘독자세력화 나섰다’ 관측도
대선 임박 시점 합류 가능성도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 경선 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을 다했다고 거듭 말씀드린다”며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으니 더 이상 논쟁은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 선대위 출범이 임박하면서 홍 의원 거취에 시선이 쏠리자 기존 불참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홍 의원은 대신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2030세대와 소통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설된 청년의꿈은 사흘 만인 이날 1000만 페이지뷰를 돌파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커뮤니티에는 여러 게시판이 있지만 청년들이 묻고 홍 의원이 직접 답하는 ‘청문홍답’(청년의 질문에 홍준표가 답하다)이 핵심이다. 청년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홍 의원이 직접 10글자 안팎의 단문으로 답을 하는 형식이다.
홍 의원은 여기서 ‘만약 윤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제3지대가 치고 올라온다면 움직일 것이냐’는 한 네티즌의 질문에 “당을 지킬 것”이라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고, ‘윤 후보의 잇따른 실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만 불행해지지요”라며 윤 후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홍 의원이 경선 이후 윤 후보와 거리 두기를 이어가는 반면 청년 플랫폼에 집중하면서 일각에서는 차차기 대선을 겨냥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낙선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까닭에 현재까지는 그의 향후 대권 도전 의사를 알 수 없지만 홍 의원이 직접 청문홍답에서 “잠들기 전 한 걸음이라도 더 간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등이라고 밝히며 2027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다.
홍 의원의 이 같은 기조에 윤 후보 측에서는 난감한 기류가 감지되지만 내년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 결국 합류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경선이 치열하게 치러진 뒤에 패배한 후보가 바로 선거에 도움을 준 사례는 거의 없다”면서 “홍 의원이 감정에 솔직한 분이어서 지금 당장은 불편한 언사도 하겠지만 결국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