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 작은학교, ‘강소학교’로 키운다
부산시교육청이 그동안 교육적으로 소외됐던 작은학교(초등 240명 이하·중등 300명 이하)에 대해 대대적인 정책전환을 한다. 작은학교에 인력과 예산을 더 투입해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학력을 끌어올려 고사를 막겠다는 게 핵심이다. 원천적으로 배제됐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도 작은학교를 포함시킨다. 통폐합은 최소화한다.
부산시교육청은 ‘소규모 학교 교육력 제고를 위한 지원 방안’을 17일 밝혔다. 이 방안은 기획시리즈 ‘학교가 사라진다’에서 지적된 작은학교의 교육 투자 소외와 통폐합 문제, 그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수립된 종합 대책이다. 부산에는 작은학교 130곳(초등학교 71곳, 중학교 48곳, 고등학교 11곳)이 있다.
부산시교육청, 대대적 지원책
74곳에 교원 96명 추가 배치
시설 지원과 개별 맞춤 지도 등
교육 여건 개선과 학력 신장 초점
지역 황폐화 초래 통폐합 최소화
기획 보도에서는 가난한 지역의 학교가 사라져 발생하는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이로 인한 지역 황폐화가 집중 조명됐다. 학업성취도가 학교 규모보다 사회·경제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알리고, 국내외 사례를 통해 작은학교 교육의 장점을 부각했다.
부산시교육청의 지원 방안은 크게 △교육 여건 개선 △교육과정 운영 △맞춤형 지원 3부문으로 나뉜다. 우선 작은학교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올해 초등학교 38곳과 중학교 33곳, 고교 3곳 등 작은학교 74곳에 교원 96명을 추가로 배치한다. 또 공간을 바꿔 미래교육 체계를 구축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도 건립 40년이 지난 노후한 작은학교 50곳을 검토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40년 경과된 작은학교의 최대 80% 이상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독서환경 등을 개선하는 ‘학교공간 혁신사업’으로 작은학교 33곳에 올해와 내년에 40억 3500만 원을 지원한다.
교육과정 운영은 작은학교의 학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작은학교 ‘특화 프로그램’ 지원이다. 학교당 1827만 원을 지원해 학습 결손 예방을 위한 개별 맞춤 지도를 하고 학습이력을 관리한다. 또 교과·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한 인문소양교육 프로그램 운영 목적으로 도서구입비 등 1000만 원도 지원한다. 이 밖에도 수업교구를 활용한 문제해결력 신장 지원에 300만 원, 1학생 1프로젝트수업 지원에 학급당 20만 원을 투입한다.
부산시교육청은 ‘1수업 2교사제’를 작은학교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수학 학력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 수업교사와 협력교사를 1 대 1 또는 그 이상으로 배치해 동행수업을 실시하는 것이다. 작은학교가 많은 원도심 소재 중학교와 일반 고교에는 방과후 수업을 활용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학습동기 강화와 정서 돌봄 프로그램 ‘학습도움닫기’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작은학교 학생들의 과목선택권도 확대한다.
제도 개선을 통해 작은학교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대표적인 게 내년에 실시되는 ‘작은학교 자유통학 구역 활성화’다. 과대학교 해소를 위해 큰학교에서 작은학교로만 주소 이전 없이 전·입학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요지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년 자유통학 구역 학교로 정관신도시 인근의 작은학교인 장안·좌천·월평·철마초등을 선정했다. 2023년에는 일광신도시 주변의 칠암·죽성·용암·신진초등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