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꼴찌’ 부산 BNK 썸, 19일 삼성생명전 대반전 노려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 썸이 시즌 첫 승 신고 이후에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다만 무패 행진을 달리는 리그 최강 청주 KB 스타즈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해 눈길을 끈다.
BNK는 17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KB와 홈경기에서 79-81로 아쉽게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BNK는 8일 하나원큐와 홈경기에서 시즌 첫 승 후 2연패를 기록했다. 특히 KB는 이번 시즌 8전 전승으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고, BNK는 부천 하나원큐와 함께 1승 6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021-2022 女프로농구 정규리그
1승 6패, 하나원큐와 함께 최하위
영입 선수·기존 멤버 호흡 엇박자
KB, 8전 전승 단독 1위 굳게 지켜
그러나 이날 리그 최강팀인 KB를 진땀흘리게 만드는 등 경기 내용면에서는 고무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이날 BNK는 KB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특히 KB가 여자농구 최고 에이스인 박지수를 앞세웠지만 BNK는 전혀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발휘해 올 시즌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BNK는 1쿼터 나란히 11점씩을 올린 강아정과 진안을 앞세워 28-24로 앞섰다. 2쿼터에서도 끈끈한 수비 조직력과 빠른 공격으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며 전반을 40-35로 마쳤다.
BNK는 3쿼터 초반 두 자릿수 격차로 달아났지만 1위 KB 역시 가만히 당하지 않았다. 강이슬의 외곽포와 박지수의 골 밑 장악력이 살아나며 3쿼터 5분을 남기고 50-51로 따라가 접전 양상을 만들었다. 이어 KB는 4쿼터 초반,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BNK는 상대의 강력한 뒷심에도 결코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서는 경기 초반 공세를 퍼붓다가도 후반에 접어들면서 상대의 반격에 무너지던 모습을 되풀이했으나 이번 시즌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강팀과 대등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종료 3분여를 남기고 KB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던 순간 김진영과 진안이 3점슛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승부의 균형을 다시 맞췄다. 이후 ‘장군멍군’이 이어지다 경기 9.1초를 남기고 BNK 진안의 훅슛에 힘입어 79-78로 앞서나가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다. 그러나 6.9초를 남기고 박지수에게 골밑 슛과 자유투를 허용해 결국 아쉽게 역전패했다.
BNK는 비록 졌지만 이날 경기로 충분한 경쟁력을 확인했다. 5승에 그친 지난 시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원정에서도 하나원큐와 연장 혈투를 벌여 예전같지 않은 질긴 ‘뒷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선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김한별, 강아정 두 베테랑과 기존 선수들의 호흡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강아정은 이번 KB전에서 18득점을 한 데다 끈질긴 수비를 선보이며 팀에 녹아드는 모양새다. 여기에 진안이 개인 최다 27점에 5리바운드를, 김진영이 16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힘을 보탰다.
결국 승리를 위한 마지막 퍼즐은 부상 중인 김한별의 회복 속도에 달린 셈이다. 김한별은 비시즌 팔목 수술을 받았고, 회복 중 다시 발목 부상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김한별은 30분간 뛰었지만 7득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BNK 박정은 감독은 “(김한별의) 의료적 몸 상태는 90% 이상 올라온 상태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라며 “팀 동료들의 호흡과 기동력을 조금 더 올린다면 지금보다 나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어 이날 경기에 대해 “과거 한 번 추격을 당하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이겨내려고 한다”면서 “프로라면 이겨야 한다. 부족한 면을 찾아 (보강해) 이길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BNK는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치르는 삼성생명과의 홈경기를 통해 시즌 2승에 도전한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