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호 국어사전, 의령군에 영구 보존된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우리나라 최초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 백두현(왼쪽) 교수가 오태완 의령군수에게 <조선어사전>을 기증하고 있다. 의령군 제공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인 <조선어사전>이 경남 의령 품에 안겼다.

의령군은 조선어사전을 백두현 경북대 교수로부터 기증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백두현 교수 기증 ‘조선어사전’
건립 예정 국어사전박물관 전시

백 교수는 최근 의령문화원에서 개최된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 추진 학술발표회’에 주제 발표자로 참여해 조선어사전을 의령군에 기증했다. 백 교수는 20여 년 전 헌 책방에서 조선어사전을 구입해 지금까지 소장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학자 문세영(1895~1952)이 편찬한 조선어사전은 일제강점기 우리말 관련 3대 도서로 꼽힌다. 우리나라에서 인쇄 출판된 최초의 국어사전이고, 최초의 뜻풀이(주석) 국어사전이기도 하다.

한글맞춤법통일안에 따라 표기된 첫 사전으로, 당시 표준어 보급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17년에 시작해 20여 년 만인 1938년 마무리된 것으로, 대략 10만 어휘가 수록돼 있다. 조선어사전은 문세영이 단독으로 작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한글학회는 문세영보다 20년 늦게 ‘큰사전’을 출간했다고 의령군은 설명했다.

백 교수는 “조선어사전은 일제강점기 개인의 신념으로 이뤄 낸 첫 번째 국어사전 편찬이어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며 “우리말을 지키고자 했던 한 인간의 초월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의령군은 이번에 기증받은 조선어사전이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의 최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령은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을 지키는 데 앞장선 고루 이극로, 남저 이우식, 남뫼 안호상 선생이 나고 자란 곳이다. 의령군은 의령 출신 한글학자는 물론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애쓴 선열들의 업적과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의령군 관계자는 “2019년 의령문화원 학술발표회 자리에서 처음으로 논의된 국립국어사전박물관 건립은 건립추진위원회 결성에 이어 경남도 지역혁신 신사업 선정, 내년 대선 경남도의 새 정부 전략과제 포함 등의 성과를 내면서 건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lee777@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