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합리적 검증으로 분석해야 제대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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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민 부경대 환경해양대 교수

기후 위기가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6도의 멸종’이라는 말도 유행한다. 인간이 지금처럼 무절제하게 탄소를 배출하면 지구의 온도가 6도 가까이 상승해 대멸종이 올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뜻한다. 반면 BBC 다큐멘터리 ‘위대한 지구온난화 대사기극’에서는 온난화의 범인은 인간이 아니라는 주장도 한다. 기후 위기를 둘러싼 이런 극단적인 시각차에서, 비전문가들은 길을 잃기에 십상이다.

의 저자인 부경대 환경해양대 김백민 교수는 “기후 변화 관련 담론이 매우 많지만, 기후 관련 책들은 외국 서적이고 우리나라의 현상과 실정에 맞는 대응을 담은 책은 거의 없다”고 집필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가 결국 지구를 위한 답…’ 출간
시나리오·주장 보다 과학 자체에 집중
국내 현상과 실정 맞는 대응책 담아

올 6월에 세상에 나온 이 책은 국내 서적 가운데 보기 드물게 기후 자체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대중과학 서적이다. 기후 관련 책 중 인기를 끄는 책들은 주로 기후 위기 상황을 그려보며 위기감을 불러오거나, 반대로 기후 위기가 과장됐다는 자극적인 주장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기온이 6도나 올라간다는 시나리오는 거의 실현 불가능한 예상치이고, 반대로 태양의 흑점이 온난화 주범이라는 부류의 주장도 이미 오류로 판명 났다”고 말했다.

은 시나리오와 주장보다는 과학 자체에 집중해 있다. 김 교수는 “과학의 본질은 다양성이고 어떤 추론도 가능하지만, 본질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합리적인 검증으로 기후 변화를 분석해야, 제대로 된 대응이 나올 수 있다”며 집필 과정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은 합리성이라고 설명했다.

차분하게 기후 변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한다고 하면, 왠지 딱딱한 과학 교과서 같지만 의외로 술술 읽힌다. 높임말로 쓰여 있는 문장들은 친절하고 꼼꼼해, 비전문가가 읽어도 기후 변화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지금보다 더 10도나 뜨거웠던 시절 이야기나 기후 변화가 멸종으로 이어지던 과정, 그럴듯했지만 오류로 드러난 기후 예측 등을 좇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앞으로 지구가 어떤 식으로 변할지 합리적으로 고민해 보게 된다.

어쨌든 앞으로 지구는 인간 때문에 6도까지는 아니어도 2도나 3도 이상 따뜻해질 수 있다. 당장 우리가 이산화탄소 등을 일절 뿜어내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대기와 바닷속에 녹아들어 간 양이 많아 상당한 기온 상승이 불가피하다. 어쨌든 기온 상승을 1.5도 정도에서 막아보자는 게 현재 지구인들의 목표다.

김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태양광 패널이 예전보다 가격이 90% 가까이 떨어졌는데, 이런 기술 혁신과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의 인식 변화, 국가 차원의 효율적인 정책 수립이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를 너무 가볍게 여기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성찰을 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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