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미나리’ 그 굿즈, 부산 청년 3명 손에서 탄생했다
굿즈 제작 전문기업 씨네핀하우스 어주영·최지은·강윤주
“좋아하는 영화를 보면 관련된 굿즈를 꼭 갖고 싶어지잖아요. 창업 4년 째를 맞이한 지금 영화 ‘기생충’(2019) ‘미나리’(2020) 굿즈 작업을 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고요. 영화 ‘리슨’(2021)으로 처음으로 굿즈 상영회에 참석한 것도 잊을 수 없습니다.”
영화 관련 굿즈(상품) 제작 전문기업 씨네핀하우스의 어주영(29)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씨네핀하우스 어주영 대표, 최지은(28) 실장, 강윤주(27) 대리를 18일 부산영상산업센터 씨네핀하우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영화 홍보를 위한 굿즈부터 영화진흥위원회가 의뢰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굿즈, 2018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BIFF) 굿즈 제작까지 씨네핀하우스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 창업 후 전국서 두각
기생충·미나리 기억에 남아
내달 9일 개봉하는 ‘리슨’
시사회서 관객과 만나기도
영화를 전공한 어 대표가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을 맡고, 최지은 실장이 제품 사진 촬영을 비롯한 상품화, 강윤주 대리가 납품 등 살림살이를 맡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서 각각 사무 아르바이트와 인턴으로 만난 어 대표와 최 실장이 의기투합해서 2018년 5월 씨네핀하우스를 창업했다. 지난해 영상산업센터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강 대리가 합류했다. 씨네핀하우스는 세심한 굿즈 기획과 제작으로 영화계에서 널리 알려져있다.
최 실장은 “영진위에서 일하던 어느 날 대표님이 영화 ‘시카리오’ 뱃지 시안을 보여주면서 회사를 창업할 건데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신 게 시작이었다”고 전했다.
어 대표는 “평소 영화 ‘시카리오’(2015)를 정말 좋아하지만 굿즈가 없어서 직접 제작해봤고,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영화 공부를 하다보니 미술 작업에 참여하기도 해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굿즈 작업을 묻자 세 사람은 단숨에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 굿즈”라고 답했다. 어 대표는 “영진위에서 일할 때 봉준호 감독님 차기작이 ‘기생충’이라는 것을 알게 됐는데, 당시 ‘기생충’이 어떤 작품인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굿즈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제작 의뢰를 받아서 정말 기뻤다”고 설명했다.
‘미나리’는 한국 배급사가 한국 스태프를 위해 한정판 굿즈 제작을 의뢰했고, 영화 속 제이콥의 모자부터 마그넷, 수첩까지 영화 내용과 연결되는 세심한 굿즈가 탄생했다.
어 대표는 17일 서울에서 열린 영국 영화 ‘리슨’ 시사회 관객과의 대화(GV)에 이어 1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리슨’ 시사회에도 굿즈 제작자로서 참석했다. 영화 굿즈가 중심이 된 시사회로 다음 달 9일 개봉을 앞두고 배급사 워터홀컴퍼니 주현 대표와 어주영 대표가 함께 무대 위에서 관객과 만났다.
영화 ‘리슨’은 영국 런던 교외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딸을 포함해 삼남매를 키우는 벨라와 그의 가족이 해체될 위기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리슨’의 굿즈는 아나 로샤 감독이 한국 관객에게 전하는 손 편지부터 영화 속에서 중요한 장치로 등장하는 카메라를 종이 장난감으로 직접 만들수 있는 페이퍼 토이, 홀로그램 가족사진 등으로 구성됐다.
20대 부산 청년 3명으로 구성된 씨네핀하우스는 앞으로 더욱 성장 가능성이 크다. 어 대표는 “사무실을 영화·영상관련 회사가 많은 센텀시티로 옮겼더니 더욱 기회가 많아졌다”면서 “앞으로도 부산 제작사 작품을 포함한 다양한 영화 굿즈 작업을 계속 하고 싶고 ‘리슨’처럼 관객과 만나는 일도 계속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