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경남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추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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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경 지역사회부 중부경남팀 부장

신문 지면이나 모바일 등에 대통령 후보에 관한 뉴스로 도배되면서 물밑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낭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경남에서는 차기 교육감 선거를 둘러싼 진영싸움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박종훈 현 교육감은 전교조 출신으로 연임중이다. 그가 아직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건 아니지만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 한 횡보다. 보수진영에선 ’3선은 언감생심’이라며 후보 단일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보수진영 단일화는 산 너머 산인 모양새다. 우선 후보 단일화 추진 주체부터 단일화돼 있지 않다. 경남희망교육연대가 올 6월 출범해 단일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그 뒤 뉴라이트경남학부모연합을 주축으로 후보 단일화 추천위를 따로 만들었고, 가칭 ‘보수교육감 단일화 시즌2’도 조만간 출범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추진위는 법적으로 권한이 부여된 것도 아니고 합의사항에 구속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따라서 사실상의 정당성이나마 확보하려면 추진위부터 단일화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이들 단일화 추진 단체는 서로 힘겨루기 조짐마저 보여, 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경남희망교육연대가 지난 8일 단일화 합의를 이뤄내긴 했다. 최해범 전 창원대학교 총장과 허기도 전 도의회 의장이 내년 1월 단일화를 하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표면상으론 반쪽에 불과하지만 참여의사를 가진 4명 중 유력한 2명의 인사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김명용 창원대 교수와 김상권 전 교육국장도 단일화 시기에만 이견을 보여 그 가능성이 완전히 물건너 간 건 아닌 상황이다.

이런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추진에 대해 진보 진영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예의 주시하는 건 사실이다. 진보 진영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가 임의로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본다”며 불편한 속내를 보였다. 경남교육노조도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 성명서를 내 “경남 교육행정에 충분한 경험 없는 후보들이 ‘교육감이나 해 볼까’ 하는 식으로 접근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교육감 자리가 정무직이라고 해서 교육을 정치적 이념과 시각으로 투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보수 진영의 이 같은 단일화 추진에 대해 대립적 시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육 분야는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진보도 보수도 아닌 가치중립적인 시각을 가진 도민들이 다수다. 진보 진영에서 복수 후보가 나오는 것이 아닌 상황이라면 보수 진영 단일화 추진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봐야 한다.

다시 말해 도민 의사가 왜곡되지 않게 하고, 표의 등가성을 담보하기 위한 단일화 추진이라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겠다는 취지와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요컨대 절대 다수 도민은,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의 교육감이 아니라 최적임(survival of the best fit)의 교육감에게 경남 교육의 미래를 맡기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다. nk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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