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동 100년 역사 담은 온라인 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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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대 성매매 집결지였던 완월동의 100년 역사를 담은 온라인 기록관이 탄생했다.

(사)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은 웹페이지 ‘여성 인권을 기록하는 완월 아카이브, 완월 리마인드’를 22일 공개했다.

이 온라인 기록관은 일제가 한반도에 최초로 세운 유곽을 시작으로 100년 넘도록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간 서구 완월동 집창촌의 기록을 모은 결과물이다. 완월동의 역사와 현장 목소리, 모습까지 한 곳에 모은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완월 아카이브·리마인드’ 공개
구술 증언·드론 촬영 장면 등
6개 주제로 집창촌 기록 모아

기록관에는 기록물이 완월동 타임라인, 목소리들, 완월동 리마인드 등 6개 테마로 구분되어 전시됐다.

온라인 기록관 구축 사업은 올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살림의 완월동 아카이빙 작업을 인권단체 공동협력사업으로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시민 기록 전문가 20명과 미디토리협동조합, 송진희 작가 등이 힘을 보탰다.

성매매 업소 내부 사진, 성매매 타이머와 장부, 성구매자 입실 현황판 등이 대표적인 기록물이다. 2014년부터 수집된 완월동 성매매 여성, 인근 주민, 인권 활동가의 구술 증언을 바탕으로 현장 일화도 담았다.

개항기 일본식 가옥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집결지 내 건물 모습도 민간에 첫 공개됐다. 완월동 전역을 드론으로 촬영한 장면도 전시된다.

완월동은 지난해 인권친화적 도시재생 계획안이 국토교통부 공모에서 탈락한 이후 변화가 더딘 상황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역시 올해 4월 시장 후보자 시절 완월동의 인권친화적 도시재생을 약속했으나 뚜렷한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았다.

살림 측은 이번 온라인 기록관 구축이 지지부진한 도시재생에 박차를 가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살림 관계자는 “도시재생이 이루어졌다면 실제 전시관을 열었겠지만, 공모 탈락 이후 진척이 없어 대신 온라인으로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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