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해안도로 일대 공영주차장이 1년 내내 유료화될 전망이다. 장기 주차 등으로 관광객과 주민 이용 공간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이어지자 주차료 부과로 대안을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이 여파로 주자창에서 영업을 해오던 푸드트럭들이 ？i겨날 신세에 처하면서 상인들과 마찰이 예상된다.

해운대구청은 송정동 송정해수욕장 해안도로와 죽도공원 공영주차장을 연중 유료화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여름철 성수기인 7~8월에만 10분당 200원씩 요금을 받았는데, 내년 1월 20일부터는 1년 내내 주차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장기주차 탓 차 댈 곳 없어” 민원
내년부터 비성수기에도 유료화
주차장 영업 푸드트럭에 타격
해운대구청 “주차장 영업 불법”

주차 요금은 7~8월에 10분당 300원, 9~6월에 10분당 200원이 부과된다. 특히 송정해수욕장 해안도로 주차장은 194면에서 226면으로 32면 늘어나고, 송정임해행정봉사실에서 죽도 앞 삼거리까지 상가 앞쪽 주차면이 백사장 측 도로로 옮겨질 예정이다. 죽도공원 주차장은 27면이 그대로 유지된다.

해운대구청은 송정해수욕장 관광객과 주민 등을 위한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1년 내내 유료화를 결정했다. 주차료가 없어 장기 주차 차량이 많아졌고, 무허가 푸드트럭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운대구청 주차행정과 최지영 주무관은 “무료 운영으로 그동안 주차장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며 “요금을 부과하면 회전율이 높아지고 장기 주차 차량도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평일 오후인 22일 오후 1시 30분께에도 송정해수욕장 해안도로 주차장 대부분은 차량으로 가득했고 죽도공원 일대 주차장 역시 일반차량과 캠핑카 등으로 만석에 가까웠다. 주차할 곳을 찾아 해수욕장 주변을 배회한 경험이 있는 시민들은 주차장 유료화를 반겼다. 주민 김 모(35·해운대구 좌동) 씨는 “그동안 장기 주차 차량으로 주차가 어려워 송정해수욕장을 찾기가 꺼려졌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료 주차장으로 전환되면 푸드트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낮에도 토스트·카페 트럭이나 사주궁합 승합차 등이 약 15대 주차돼 있었다. 현재 주차장에는 21대의 푸드트럭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대부분은 낮부터 주차를 한 후 저녁까지 영업을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송정해수욕장 일대 주차장은 식품위생법, 주차장법 등에 따라 푸드트럭 영업이 불가능한 곳이다. 해운대구청 환경위생과 김유경 주무관은 “올해도 신고를 받고 영업 현장을 적발해 푸드트럭 10곳 정도를 단속한 상황”이라며 “법적으로 송정해수욕장 주변에서 푸드트럭 영업이 가능한 곳은 유원시설인 ‘블루라인파크’역 인근 밖에 없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주차장 유료화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한 카페 푸드트럭 사장은 “예전에 구청에서 트럭 디자인을 바꾸라고 해서 바꾸기도 했다”며 “갑작스레 나가라고 하면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주차장 밖 공간에서라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향후 푸드트럭 업자들의 반발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푸드트럭 업자들은 그동안 구청에 영업 허가를 요청해왔지만, 해운대구청은 관광지인 해수욕장 인근에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주차장 유료화와 상관없이 푸드트럭이 주차장에서 영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다른 방안은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글·사진=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