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식당보다 홈파티…” MZ세대 주축 ‘집들이’ 다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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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타분한 풍속으로 여겨지던 집들이가 MZ세대 중심으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배달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식사 등 준비 부담은 줄고, 술집이나 식당보다 방역에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부터다.

송일석(34·회사원·경남 양산시) 씨는 다음 달 초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송 씨는 불특정 다수에 노출되는 식당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서로 아는 지인들끼리 집에서 식사하는 게 더 마음이 놓인다. 이사한 지는 6개월이 넘었지만 집을 꾸며 놓고 단체사진도 촬영하는 등 파티 분위기를 한껏 낼 참이다. 송 씨는 “'위드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이후 주변에서 홈파티가 자주 열린다”면서 “1인 가구가 늘면서 적적한 마음을 달래려는 이들끼리 뭉치는 자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1인 가구 늘면서 편하게 방문
동료 등 마음 맞는 사람과 ‘모임’
선물 코너·세트 배달음식 성황

덩달아 유통가에서는 집들이 선물과 홈 인테리어 용품 판매가 강세를 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의 경우 22일 현재까지 와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다. 인테리어 용품은 20%, 홈패션은 12% 늘었다.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관계자는 “집들이 선물이나 홈파티를 위한 와인 판매가 늘었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을 꾸미기 위한 인테리어 용품의 판매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달업계도 집들이용 세트 메뉴를 개발하는 등 이 같은 분위기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최소 2~3가지 이상의 제품으로 구성했지만, 단품을 합산한 것보다 저렴한 구성이 특징이다.

김철민(32·부산 연제구) 씨는 최근 직장 동료 6명을 초대해 집들이를 마쳤다. 집들이 음식은 족발, 치킨, 분식 등의 배달음식으로 해결했다. 김 씨는 “집들이라고 하지만 직접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은 전혀 없다”며 “다양한 음식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집들이를 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다”고 말했다. 집들이에 참석한 박규봉(28) 씨는 “밖에서 모이는 여타 모임과 달리 정말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편하게 집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집들이 문화의 부활을 라이프 스타일 변화로 설명한다. 기존 집들이가 결혼이나 이사 등으로 새집을 장만했을 때 지인을 초대하는 것을 뜻했다면, 최근에는 언제든 초대하고 초대받는 홈파티로 여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1인 가구 급증 속에 자신의 보금자리인 집을 중시하고, 과시하고픈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 역시 집들이 흐름에 한몫하고 있다.

동의대 부동산학과 홍준성 겸임교수는 “요즘은 1인 가구라도 소득이 있다면 30평대 아파트에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이처럼 젊은 세대가 보금자리에 투자를 많이 하는 추세인 데다, 영업 제한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들이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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