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 맘에 그린(Green) 부산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
김영옥 오륙도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이사장
부산에는 8개의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아이쿱생협)과 1개의 준비조합이 있다. 2021년 11월 현재, 아이쿱생협 부산권역 9개 조합은 플라스틱 생수병 100만 개를 줄이는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부산 지역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게 된 계기는 ‘바다’에서 출발한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연간 127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며 이는 지구를 400바퀴 감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해양으로 유입된 플라스틱은 잘게 부서져 5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먹이사슬을 거쳐 우리 식탁으로 돌아온다. 또한,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 연구진이 2018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에서 확인된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전 세계 27개 조사지역 중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을 식수로 마시는 부산 시민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부산 지역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은 “국내 최대 해양도시 부산에 걸맞게 부산 시민이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올봄 자연드림 매장에 플라스틱 생수병을 대체할 종이팩 물 ‘기픈물’이 출시됐다. 종이팩 물에 사용된 멸균 팩은 플라스틱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3분의 1 이하로 낮아 친환경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종이팩 물이 출시되자 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은 전국 곳곳에서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을 전개했다.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생수병을 사용하지 않고 다회용기 혹은 종이팩과 같은 대체 소재를 이용할 것을 약속하는 캠페인이다. 활동가들은 가장 먼저 일회용품 사용이 불가피한 보건소, 예방접종센터 등 의료 현장을 방문했다.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종이팩 물을 사용하도록 지원한 것이다. 소소하게 시작했던 활동은 더 큰 목표로 이어졌다. 부산 지역 아이쿱생협 9개 조합이 함께 부산시 내 플라스틱 생수병 100만 개를 줄이는 ‘내 맘에 그린(Green) 부산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12일,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친환경 축제 ‘2021 그린라이프쇼’에 참가해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을 펼쳤다. 이날 캠페인에서는 ‘No 플라스틱 서약 퍼포먼스’를 펼치고 참여 시민들을 대상으로 종이팩 물을 증정했다. 또한 부산시 내 공공기관, 시민단체, 학교에 종이팩 물을 소개하며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것을 약속하는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에 동참해주기를 요청했다. 이에 부산경남우유협동조합, 천주교 부산교구, 오렌지버스협동조합을 비롯한 여러 기업·단체가 캠페인 취지에 공감해 동참했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기업·단체의 참여뿐 아니라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아이쿱생협 부산권역 9개 조합은 지난 16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시 No 플라스틱 행동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제도 마련 △해양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을 차단하기 위한 실질적 정책 마련 △멸균 팩 등 대체재 자원순환을 위한 시스템 정비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아이쿱생협 활동가는 대부분 주부이다. 주말에도 가정을 뒤로하고 캠페인, 기자회견 등 활동에 나서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의 활동이 ‘나와 이웃과 지구의 치유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넘쳐나는 지구, 미세플라스틱이 넘실대는 바다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 ‘No 플라스틱 약속 캠페인’을 통해 많은 부산 시민이 플라스틱 문제에 공감하고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인 생수병부터 줄여나가려는 실천을 함께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