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시대는 지났다, 대선 전까지 조정 가속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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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마감, 부동산 시장 영향은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줄면서 부동산 시장도 약보합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산 마린시티 모습. 부산일보DB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인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국내 주택 가격 상승세가 한 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이 내년 대선 전까지 부동산 시장의 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2일 기준) 주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7%로 지난해 11월 첫째 주 0.17%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매주 0.2~0.3%대의 고공행진을 하던 아파트 가격은 최근 7주 연속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고점” 인식 확산·대출 규제 겹쳐
부산 아파트값 상승 큰 폭 둔화
점진적 약보합세 가능성 높아
매수 수요 줄어도 폭락 없을 듯

부산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달 넷째 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16%로 지난해 10월 첫째 주 이후 13개월 여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연말엔 한주간 최고 0.7%대의 상승률을 나타냈고 올 하반기에도 0.2% 이상의 오름폭을 유지했지만 최근엔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고 있다.

아파트 매물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호갱노노에 따르면 올 9월 2만 6000여 세대였던 부산지역 아파트 매물은 최근엔 3만 세대로 늘었다. 이미 공급과잉으로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대구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2주 연속 0.02%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점에 달했다는 인식 확산과 함께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이은 가계부채 조이기에 나서고 있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매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신호가 조금씩 나오면서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고, 금리인상으로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영끌’로 집 사는 게 더 부담스러워져 주택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올 8월 기준금리를 0.5%에서 0.75% 인상한 뒤 3개월 만에 다시 올린 데 이어, 내년 초에도 추가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주택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한동안 점진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3월과 5월 금리를 잇따라 내린 이후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전국적으로 집값을 대폭 끌어올렸는데, 반대로 이제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축소로 가격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집값이 많이 오른데다, 금리도 상승 국면에 있고 내년 부산의 입주 물량도 평년보다 많은 2만 6000세대에 달해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이 아파트 가격의 대폭 하락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여전히 전반적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과거 금리상승 시기에 집값이 급격히 하락한 사례는 외환위기, 금융위기를 제외하곤 없었다.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아파트 매수 수요가 급격히 꺾이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매도자들의 눈치보기도 이어지면서 내년 3월 대선까지는 정책변수로 인해 관망세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크게 차이가 나는 데다, 실제 대선 이후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 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김혜신 솔렉스마케팅 부산지사장은 “현재는 주택을 사려는 사람도 없고, 양도세 등 부담에 팔려는 사람도 거의 없다”며 “내년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그 때까지는 매매량은 줄면서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him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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