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극과 극’ 행보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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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이재명과 ‘따로 또 같이’ 활동
선대위 출범 후 강행군 이어가
애정 과시하고 참배 중 눈물도

내년 3월 퍼스트레이디가 될 가능성이 큰 여야 대선 후보 배우자들의 행보가 매우 대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내 김혜경(55) 씨는 본선 무대에 전면 등판해 남편과 ‘따로 또 같이’ 일정을 소화하며 조력자 역할에 팔을 걷어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49) 씨는 25일까지 공개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당장 김혜경 씨는 이 후보의 26일 호남 방문에 앞서 24일부터 호남 지역을 찾아 민심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여수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사망한 홍정운 군의 49재에 참석했고, 광주 소화자매원을 찾아 고 조비오 신부를 기리는 등 ‘따뜻한 혜경씨’ 면모를 부각했다. 김혜경 씨는 25일에도 호남에 머문 뒤 26일부터는 이 후보와 함께 3박 4일간의 호남 ‘매타버스’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혜경 씨는 이달 2일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 뒤 낙상 사고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때는 제외하면 이 후보에 버금가는 강행군을 펼친다. 이달 18일에는 한국시리즈 4차전을 남편과 함께 관람했고, 21일에는 이 후보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연평도 포격전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묘역을 찾았는데 참배 도중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치는 등 전사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부친 고향인 충북을 찾았을 때는 청주의 한 육거리 시장에서 이 후보와 팔짱을 끼는 등 애정을 과시하는 모습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혜경 씨는 앞으로도 이 후보 중요 일정을 동행하거나 따로 일정을 소화하며 이 후보 빈자리를 채울 방침이다.

‘쥴리’ ‘도이치모터스 의혹’ 등
논란 계속돼 여권서 맹공 태세
정치적 발언·노출 최소화 전망

반면 김건희 씨는 경선 때는 물론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오른 뒤에도 공식 석상에 서지 않았다.

윤 후보 주변에선 “적당한 시점이나 계기가 되면 활동을 개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 측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윤 후보 출마 선언 직후 ‘쥴리’ 논쟁이 벌어지고,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정치적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건희 씨가 정치적 활동을 시작할 경우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비친다.

실제 민주당은 윤 후보와 처가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쏟아진다”며 윤 후보의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린다. 그래서 김건희 씨가 등장은 하더라도 정치적 발언이나 대중 노출은 최소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윤 후보 부부를 잘 아는 인사는 “애견 관련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건희 씨의 공개 행보 시점을 묻는 말에 “가족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 후보 배우자(김혜경 씨)의 활동이나 노출이 득표 활동에 도움 됐는지 약간 의문”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큰 선거마다 후보 사모들의 행보에 대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는데 후보 배우자의 활동이 이래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후보 배우자 행보가 엇갈리면서 여야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인다. 24일에는 라디오 방송에 나온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입씨름을 했다.

민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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