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검, 대기오염물질 농도 조작 울산 기업체·측정대행사 등 39명·법인 9곳 기소

울산지방검찰청 청사 전경. 부산일보DB

울산지역 기업체들이 측정대행업체들과 짜고 장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조작한 사실이 환경부와 검찰에 적발돼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울산지검 형사3부(부장 김현아)는 환경분야시험·검사등에관한법률위반과 대기환경보전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17개 기업체 환경 담당 임직원 33명과 4개 측정대행업체 임직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기업체 5곳과 측정대행업체 4곳 등 법인 9곳도 함께 기소했다.

기업체 환경 담당 임직원들은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대기측정기록부를 많게는 수백 부씩 조작하거나, 허위기록부를 이용해 기본배출부과금을 면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특정 기업체는 오염물질 배출 시설의 굴뚝 자동측정기기(TMS)를 부착하지 않고, 대기오염물질 자가측정 의무도 수십 차례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기업체는 벤젠의 배출농도가 배출허용기준을 100배 초과한 수치로 측정됐는데도 ‘불검출’로 꾸몄으며, 먼지의 배출농도가 관련 기준을 30배 넘겼는데도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조작하기도 했다. 특히 4개 측정대행업체 임직원들은 총 2만 1200여 건 대기측정기록부를 조작한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앞서 수사 과정에서 한 측정대행업체 대표가 울산시청 환경 담당 간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밝혀내 해당 공무원과 측정대행업체 대표를 구속기소하고 관련자 4명을 불구속기소(지난 9월 30일 busan.com 보도)하기도 했다. 환경부는 수사 과정에서 환경부장관이 측정대행계약관리기관을 지정해 측정대행 실태를 관리·점검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측정기록부 조작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도 병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하면서 대기측정기록부를 조작하는 행위는 환경오염을 조장하는 것으로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대한 범죄”라며 “환경사범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